영화 '범죄도시4'가 오늘(28일) 오전 기준 개봉 4일 만에 320만 관객 수를 돌파하며 한국 박스오피스의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다시 돌아온 마석도(마동석)가 그에 맞서는 네 번째 빌런 백창기(김무열), 장동철(이동휘)를 이기기 위해 장이수(박지환)와 환상의케미스트리를 선보인 '범죄도시4'는 흥행 질주 가도에 제대로 올라탔다. '쌍천만 신화'에서 '삼천만 신화'로 이어지고 있는 '범죄도시4'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배우와 감독들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김무열이 말아주는 필리핀 촬영 비하인드 = '범죄도시4'는 국내와 해외를 거점으로 거대 불법 온라인 카지노를 운영하며 돈을 벌어들이는 빌런 백창기와 장동철(이동휘)을 잡는 형사 마석도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 곳곳에는 빌런들의 본거지인 필리핀에서 촬영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당시 무더운 환경을 이겨내며 촬영해야 했던 김무열은 더위에 대해 "너무 더웠는데 영상에는 그것이 안 나와서 아쉽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필리핀 촬영을 하며 벌어진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온몸에 문신 분장을 했었다. 호텔에서 분장을 하고 차를 타고 현장에 이동해서 촬영하고 다시 와서 호텔에서 지우는 루틴이었다. 어느 날 촬영을 하루 종일 하다 보니 저녁 시간이 돼서야 끝나 밥을 먹으러 갔다. 하필 간 식당이 코엑스 같은 대형 쇼핑몰 안에 있었다. 차에서 내려서 온몸에 문신을 하고 조직원들과 쭉 걸어가는데 위화감이 조성되더라.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는 것을 알아챘다. 그때부터 공손하게 했고 식당 가서도 일부러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고 말했다.
◇"잼 발라 먹으려고?" 어디까지 애드리브인가 = '범죄도시' 시리즈의 묘미는 긴장감이 터지는 순간에서 나오는 시시콜콜한 애드리브다. 마석도나 빌런이 서로에게 넌지시 던지는 대사들에 담긴 유머야말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이다.
이에 김무열은 마지막 엔딩에서 백창기와 마석도가 비행기 안에서 붙는 신을 촬영했던 과정을 회상했다. 그는 "빵칼 끝을 잘라 나이프로 만드는 것은 무술 디렉팅이 있었고 '잼 발라 먹으려고?'는 현장에서 만든 애드리브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가 나오는 장면은 재밌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고요해서 촬영할 때 할 것만 했다"라며 웃긴 장면을 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명행 감독 또한 모두의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낸다. 동석이 형도 대사 애드리브나 상황 설정, 이런 것들을 깊게 고민을 해주신다. 비행기 공간도 동석이 형이 해보겠냐고 했다"라며 모두의 공을 강조했다.
◇김무열의 '배운 사람 액션'...필리핀 무술이었다 = '범죄도시' 시리즈의 네 번째 빌런인 백창기는 용병 출신 살인자로 공격할 때 자잘한 움직임이 없이 사람의 급소를 정확히 노린다. 칼을 사용한 액션이 많고 민첩하게 움직여 빠른 시간 내에 가장 많은 이들을 공격한다. '범죄도시' 시리즈 전편들의 무술과 비교했을 때 (김무열의 말에 따르면) "배운 사람 액션"인 것이다.
백창기의 액션은 허명행 감독의 디렉팅, 그리고 김무열의 기존 무술 기술에 있었다. 김무열은 "칼리, 아르니스라는 필리핀 무술로 '본' 시리즈에서 맷 데이먼이 했었던 무술이다. 정글도 같은 칼 두개를 들고 하는 무술인데 '블레이드'에 웨슬리 나입스가 나오는 무술이 원형이다. 이전에 카포에라 교범 정도를 하고 있을 때 관장님이 시범적으로 가르쳐주셨다"고 설명했다.
◇권일용 교수 섭외부터 대사 선정까지 = 마동석과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의 인연은 오래 이어져왔다. 평소 '범죄도시' 시리즈에 대한 조언도 얻어왔던 마동석은 여러 차례 권일용 교수의 출연을 제의했으나 그때마다 권일용 교수는 "죽어도 안 한다"고 거절했다. 하지만 드디어 '범죄도시4'에서 출연이 성사됐고 경찰청장으로 등장한 그는 어색한 연기로 오히려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때 권일용 교수가 한 대사인 "형사가 그런 맛이 있어야지"는 실제로 그가 마동석에게 한 말이었다. 마동석은 "경찰들에게 듣기로는 실제로 사람 죽여놓고 조사받으러 와서 형사한테 '설렁탕이 맛없다'고 엎는 사람도 있다더라.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답답한데 마석도 형사가 그런 것을 풀어주니 속이 시원하다고 하더라.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권일용 교수님이 '형사가 그런 맛이 있어야지'라는 말을 하셨는데 마석도가 해야 하는 말인 것 같았다"고 강조하며 감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