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발표한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은 크게 △고령·청년층 자산 형성 △청년·여성 고용 △교육 등 세 분야로 나뉜다.
‘자산 형성’에서 대표적인 대책은 ‘부동산 연금화 촉진 세제’다. 1주택 이하 기초연금 수급자가 장기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해 연금 계좌에 넣을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도록 한 것이 뼈대인데 고령화 대응, 자본시장 활성화, 소비 진작 등을 포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 관계자는 “연금제도는 미성숙한 가운데 고령층이 보유한 자산 중 80%가량은 부동산에 묶여 있어 노인 빈곤율이 38%에 육박하는 상황”이라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보유 자산을 맡겨 연금으로 받을 경우 노인 빈곤율이 기존보다 14~1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주택·농지연금 및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활성화, 세제 개편 등 고령층의 부동산 유동화 촉진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급여 일부를 조기에 지급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도 고령 인구의 빈곤화를 막기 위해서다. 현행 제도에서는 국민연금을 일찍 타려면 급여 전액을 조기에 받아야 한다. 대신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급여가 6%씩 깎인다. 그러나 퇴직 시기와 수급 개시 연령(63세) 사이의 소득 공백으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연금을 조기 수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 공백기에 놓인 은퇴 연령층의 현금 흐름을 유연화해준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전면 개편도 시사했다. 청년층의 자산 증식을 돕는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중개·신탁·일임형으로 구분돼 있는 ISA를 통합할지, 아니면 ISA ‘1인 1계좌’ 규제를 완화할지를 두고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주식형 펀드에 대해서도 ISA 내 손익통산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편할 방침이다. ISA의 공시 범위를 수수료 외에 제공 상품 리스트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청년·여성 고용 부문에서는 올 하반기까지 ‘청년 고용 올 케어 플랫폼’을 도입해 취업준비생과 구직단념자의 취업을 지원한다. 교육부의 대학생 관련 인적 정보와 고용노동부의 구직·취업 정보를 연계해 140만 명 이상의 청년에게 취업 정보, 직업훈련, 컨설팅 등 맞춤형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대학 교육정책과 노동정책 간 정보가 단절돼 있었는데 이를 행정적으로 연결했다는 데도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일·가정 양립 관련 대책도 다수 포함됐다.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할 때 기업이 받을 수 있는 통합 고용 세액공제에서 재취업 업종 제한을 없앴다. 경력단절남성을 고용할 때도 같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도 근무일 기준 10일에서 20일로 늘어난다. 2022년 육아휴직 급여 지원과 중복 지원 문제로 2022년 폐지됐던 대체인력 지원금을 부활시키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와 별도로 군 복무 중인 청년의 전역 후 사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월 최대 40만 원인 장병내일준비적금 납입 한도도 2025년부터는 55만 원으로 확대한다.
교육 부문에서는 재능 있는 취약 계층 학생들을 지원하는 대책에 힘을 실었다. 저소득층 우수 중고등학생에게만 제공하던 ‘꿈사다리장학금’의 범위를 초등학생까지 넓힌다. 대학생 대상 취업 연계 장학금인 희망사다리 장학생을 뽑을 때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을 우선 선발하기로 한 것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