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기자의 눈] 친윤·비윤, 전당대회서 겨뤄야


“대통령을 배출하려 얼마나 뛰어다녔는데….”

친윤계 한 핵심 인사는 4·10 총선 참패 후 쏟아지는 비판에 이같이 섭섭함을 토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궤멸 위기에 처했던 당에서 정권 교체를 이뤄낸 피와 땀은 생각해주지 않는다는 푸념이 더해졌다. 그는 여당 내부의 쓴소리에 대해 “지지층도 등 돌리게 하는 ‘자기 정치’이자 ‘내부 총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탓하기 전에 낙선자들이 지역을 얼마나 다졌는지 돌아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반면 수도권에서 낙선한 한 여당 후보는 “아무리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해도 대통령실의 헛발질에 무기력했다”고 허탈해했다. 그는 “총선 직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해 출국시켜야 했나”라면서 “비례대표 후보에서 빠진 친윤 인사를 보란듯 대통령 민생 특보로 임명한 것도 문제”라고 직격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사과 한마디가 너무 절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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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난 지 3주 넘게 지났지만 여당에서는 이런 친윤과 비윤 간 책임 공방이 비일비재하다. 대통령실 우위의 당정 관계가 불통의 원인이라도 여당 역시 민심을 정확히 전달하고 올바른 국정 운영을 끌어내는 데 소홀했다. 당정 간 불신은 차기 원내대표를 놓고 눈치 싸움만 하다 후보가 없어 경선이 미뤄진 사례가 방증한다. 당 대표를 놓고도 “이번에는 비윤계 차례다” “친윤계를 역차별하냐”며 설왕설래만 오간다.

기록적 총선 패배가 누구의 책임인지에 대한 판단은 당원과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 여당의 새 수장을 뽑는 전당대회는 늦어도 7월이면 열린다. 미리 특정인을 염두에 두는 교통정리 대신 친윤·비윤 할 것 없이 당권에 뜻이 있다면 나서서 당원과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맞다. 여러 후보들이 제대로 경쟁해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에게는 당을 어떻게 혁신할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은 “정말 이 나라를 위해 제대로 일하고 싶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전국적 인지도와 역량을 갖춘 안철수·나경원·윤상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친윤계 역시 권성동 의원 등이 버티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실로 국민적인 관심을 모을 때 현재의 난국을 헤쳐나갈 해법도 나올 것이다.

강도림 정치부 기자강도림 정치부 기자





강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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