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 의원들에게 편지까지 보내며 호소했던 교통방송(TBS) 지원 연장 조례안 처리가 불발됐다.
서울시의회는 3일 ‘제32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TBS 설립 폐지에 대한 조례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 조례 개정안은 5월 31일 끝나는 TBS에 대한 지원을 9월 1일까지 3개월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측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안건을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TBS 지원 연장 조례안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TBS 지원 연장 조례안을 두고 같은 국민의힘 소속의 서울시장과 시의회 의원들이 대립양상을 보인 것이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24일 시의원에게 “TBS 지원 연장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는 편지를 전달했다. 이어 같은 달 26일에는 TBS 지원을 3개월 연장해달라는 조례안을 시의회에 긴급 제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서울시가 조례 제출 마감 시한을 어기고 시의회와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채 조례안을 기습 제출한 것은 의회의 절차와 권한을 무시한 처사라는 냉담한 반응이 나왔다. 현 시의회 회의규칙은 ‘의회에서 의결한 의안은 회기 시작 15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긴급한 사항의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만 사전에 의회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관례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날 열린 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도 이에 대한 성토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TBS 지원 연장 조례안 처리를 위해서는 이달안에 또 다시 임시회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의 해외 출장이 줄줄이 잡혀 있어 이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최호정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속한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6일부터 튀르키에로 출장을 떠나는 등 10개 상임위 의원들이 해외로 일제히 떠난다. TBS 지원 연장 조례안을 처리해야 할 문화체육관광위도 11일부터 17일까지 독일 출장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