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된 대학가 반전 시위가 5월 졸업식까지 확산했다. 졸업식 도중 돌발 시위가 벌어지면서 물리적 충돌과 연설 취소 등이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시간대에서 졸업식 중 학사모와 함께 카피예(흑백 체크무늬 스카프)를 착용한 약 75명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당신은 제노사이드에 돈을 대고 있다", "가자에는 대학이 남아있지 않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식장에선 "팔레스타인 해방"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스라엘 편이다. 유대인의 삶도 중요하다" 등 맞불 문구도 등장했다. 대학 경찰은 시위대의 무대 접근을 막았으나 행사가 중단되진 않았다.
인디애나대에선 졸업식에서 패멀라 휘튼 총장 연설 중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며 퇴장하는 일이 있었다. 미 투자자이자 기업가 스콧 도시가 연설하는 중에도 일부 참석자들이 야유를 보냈다.
미국에선 당장 이번 주말 노스이스턴대, 오하이오주립대를 비롯해 앞으로 줄줄이 대학 졸업식이 예정돼있다. 일부 대학은 반입 물품을 제한하고 보안 검색을 강화했다. 시위 우려 속에 유명 연사의 연설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달 말 버몬트대 졸업식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던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일정을 취소했다. 무슬림 수석 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해 반발을 샀던 서던캘리포니아대(USC)는 외부 연사의 연설을 포함한 졸업식 행사 자체를 철회했다.
경찰은 캠퍼스에 진입해 시위대를 잡아들이며 강경 대응을 이어갔다. 버지니아대에서 최소 2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달 30일 캠퍼스 잔디밭에서 농성 텐트를 치고 가자전쟁 반대 시위를 시작한 이들은 학교 측의 철거 요청을 거부하고 시위를 이어갔다. 대학 측은 시위대가 학교 규정에 어긋난 텐트와 캐노피를 설치, 이들에게 철거를 요청하는 한편 경찰에도 공권력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정오께 텐트 철거 및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체포된 이들은 모두 무단침입 혐의로 기소됐다. 프린스턴대에서는 최근 텐트 설치에 이어 교내 건물에서 시위를 벌이다 1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