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日, TSMC 공장 20개월만에 준공…韓은 지원커녕 '발목'

[투기판 된 반도체 특구]

SK 용인 신규공장 발전소 건립

산업부, 탄소 중립 이유로 제동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 현장. 사진 출처=용인일반산업단지(YIGIC)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 현장. 사진 출처=용인일반산업단지(YIGIC)





세계 주요국 사이에서 반도체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파격적인 지원은커녕 까다로운 인프라 허가 절차로 국내 칩 회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제국 재건을 꿈꾸는 일본이 적극적인 규제 개혁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는 움직임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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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용인에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를 세우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최근 공장 운영에 필요한 발전소 건립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가 건설할 1200㎿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스팀을 공급받기로 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탄소 중립을 이유로 이 방안에 제동을 걸었다. ‘2050 탄소 중립’ 등 정부의 탄소 감축 목표에 따라 신규 LNG 발전소 계획을 까다롭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기를 한국전력공사에서 공급받기로 하고 전력공급계약도 2021년 12월에 체결했다. 그러나 정부가 올 상반기 발표할 예정인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건립 예정이었던 LNG 발전소가 명단에서 제외될 경우 스팀 확보에 대해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친환경·경제성 등의 이유로 열병합발전소를 스팀으로 대체하려 했던 SK하이닉스는 또다른 방식을 찾아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자가 보일러, 자가 열병합, 사업용 열병합 등 다른 기술로 스팀을 확보할 방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지원과 달리 세계 주요국들은 반도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혁신적인 규제 개혁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개혁 계획을 발표했다. 개발이 제한된 농지·삼림 지역에도 반도체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토지 규제를 완화하고 농지에 관련 공장을 세울 때 필요한 토지 전용 행정절차를 1년에서 4개월로 단축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대만 TSMC는 일본 정부의 규제 지원에 힘입어 일본 구마모토 지역에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공장을 단 20개월 만에 준공하고 2월 가동을 시작했다.


강해령 기자·세종=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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