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다음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내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주거 침입·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된 최 목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재미교포인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하면서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해당 장면을 촬영했다. 당시 명품 가방과 몰래카메라는 모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소리가 지난해 11월 촬영 영상을 공개하고 윤 대통령 부부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의 고발로 가방을 건넨 최 목사도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김여사 명품백’ 관련 수사는 최근 속도가 붙고 있다. 이달 2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 청탁금지법 고발 사건 전담팀을 꾸리라고 지시한 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반부패수사부 등 소속 검사 3명이 추가 투입된 상태다.
검찰은 9일에는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 사무총장을, 오는 20일에는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각각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최 목사는 명품 가방 외에도 명품 화장품, 향수 등을 여러 차례에 걸쳐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는데 검찰은 제기된 의혹을 모두 들여다볼 방침이다.
최 목사와 백 대표 등은 문제의 영상이 공익 목적의 취재 차원에서 촬영됐다는 입장이다. 최 목사의 변호인 측은 "범죄의 고의를 갖고 한 행위가 아니라 공익 차원에서 취재의 일환으로 한 것"이라며 "직무 관련성 여부는 수사기관이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백 대표는 "우리는 잠입 취재를 한 것이고 처벌받아야 한다면 받겠다는 각오"라며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들은 검찰의 요구에 따라 유튜브로 공개했던 영상의 원본을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의소리는 명품 가방 전달 장면이 담긴 30분 분량의 편집 전 영상과 양주를 전달하는 영상 등 3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적인 직무와 관련'해 일정액을 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는지가 위법 여부를 가리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