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자체들이 과학고 유치전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용인시, 부천시, 시흥시, 고양시, 성남시 등이 과학고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는 인구가 1363만여 명에 달하지만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과학고등학교는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한 상황이다. 반면 인구 수가 경기도보다 적은 서울, 부산, 인천, 경상북도, 경상남도에는 각각 2곳의 과학고가 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3일 이공계 인재 육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학·과학 전문 인재를 키우고자 경기형 과학고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과학고는 과학분야 우수학생을 키우는 특수목적고등학교다. 일반고와 마찬가지로 국가 교육 과정을 따르기는 하지만 진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대학급 실험 시설을 가지고 있는데다 한 반에 학생 수가 20명이 채 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반도체 수도’를 꿈꾸는 용인시는 과학고 유치에 남다른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해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국가첨단 전략산업 특화단지가 지정돼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용인시에 과학고가 설립되면 불공평한 과학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첨단산업 관련 기업과 협력해 미래 과학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부천시는 기존 인문계 고등학교인 부천고를 과학고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시·시의회·교육지원청·부천고가 함께 ‘과학고 설립추진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유치를 향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시흥시는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유치전에 뛰어들으며 고양시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전에 나섰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고양시민 643명 중 76%가 과학고 설립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경기도교육청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고양시에 경기도의 두 번째 과학고가 설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성남시는 신상진 성남시장과 오찬숙 성남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손을 맞잡고 과학고 유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공모를 통한 예비지정, 지정위원회 심의, 교육부 장관 동의 등 세 가지 절차를 거쳐 새로운 과학고를 신축하거나 기존 학교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