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오픈AI, 구글에 정면승부… 애플도 생성형AI '시리'로 삼성에 반격


오픈AI가 구글 연례 최대 행사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인공지능(AI) 신기능을 공개한다.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챗GPT의 마이크로소프트(MS) 빙(Bing) 기반 검색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검색 시장 최강자인 구글의 면전에 도전장을 내미는 셈이다. 여기에 그간 AI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 또한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를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진다. 오픈AI·MS와 구글의 AI 대전에 애플도 참전하며 빅테크 AI 경쟁의 전선이 확장되고 있다.

휴대전화 화면에 오픈 AI의 챗GPT 앱이 표시되고 있다. AP연합뉴스휴대전화 화면에 오픈 AI의 챗GPT 앱이 표시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픈AI는 13일(현지 시간)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챗GPT와 GPT-4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개한다고 10일 밝혔다. 로이터는 오픈AI 발표에 앞서 “구글 I/O 행사 하루 앞서 챗GPT가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가져오고 인용할 수 있도록 해 구글 검색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공개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픈AI가 직접적으로 검색엔진을 내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검색엔진이나 GPT-5는 아니다”면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기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내게는 마술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오픈AI 발표 내용에는 기존 MS 검색엔진 ‘빙’을 적극 활용해 미리 학습하지 않은 데이터라도 실시간 처리하고 출처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 GPT-4가 출시된지 1년여가 흐른 만큼 현재 GPT-3.5를 사용하는 챗GPT 무료 버전에 GPT-4가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픈AI의 신기능 발표는 그 시기가 묘하다. 초거대AI 경쟁사 구글은 하루 뒤인 14일 연례 최대 행사인 ‘구글 I/O’를 개최한다. 구글은 이틀간 열리는 I/O에서 초거대AI 제미나이는 물론 검색과 안드로이드, 크롬 브라우저 등 구글 생태계 전반에 대한 최신 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은 이번 행사를 통해 오픈AI·MS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AI 전략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려하고 있었다. 오픈AI가 I/O 하루 전날에 검색 기능을 공개한다면 구글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꼴이 된다. MS와 오픈AI가 구글에게 정면승부를 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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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공개 이후 검색엔진에는 생성형AI가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검색 시장 만년 2위인 MS는 빙에 챗GPT 기반 ‘코파일럿’을 선제 적용하며 구글에 충격을 줬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구글의 글로벌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91%로 1년 사이 1.9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빙은 점유율을 0.88%포인트 끌어올려 3.64%를 기록했다. AI 경쟁 ‘본토’인 미국에서는 점유율 변동이 더욱 크다. 미국으로 한정할 시 4월 구글과 빙 점유율은 각각 86.58%와 8.24%였다. 1년 사이 구글 점유율이 2.3%포인트 하락한 반면 빙은 1.81%포인트 늘었다.

구글도 자사 AI 제미나이를 검색에 적용하며 반격에 나섰으나 점유율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또 제미나이의 인종 역차별 이슈 등이 불거지며 구글의 AI 전략 전반에 대한 의구심도 이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에 구글은 ‘알파고’로 한국에도 친숙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AI 개발 체계를 재정비하는 등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과 MS·오픈AI의 초거대AI·검색 경쟁 한 편에선 그동안 조용하던 애플이 움직이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오픈AI 챗GPT를 아이폰에 적용하는 계약 체결에 가까워졌다”며 “애플은 구글과도 제미나이 라이센스를 논의 중으로 6월 10일 개최되는 애플 연례 최대 행사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AI 세계에 돌풍을 일으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폰 음성비서 ‘시리(Siri)’에 챗GPT와 제미나이 등 생성형AI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출시 10여년 만에 시리를 개편할 예정”이라며 “한번에 하나의 질문에만 답하는 대신 더욱 대화적이고 다재다능한 생성형AI가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창의적인 생성형AI보다는 아이폰 기능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NTY는 “시 쓰기 등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챗봇으로 챗GPT와 경쟁하기보다는 타이머 설정, 약속 생성, 문자 요약 등을 시리가 더욱 잘 처리하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갤럭시S24로 ‘AI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에 애플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것이다. 애플은 엣지(온디바이스)·클라우드 AI 병행을 위해 PC 맥과 아이패드 등에 쓰이는 M 시리즈 칩셋을 클라우드에 적용할 계획이기도 하다.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성능은 떨어질지라도 전력 효율이 좋은 ARM 기반 M 시리즈 칩셋을 데이터센터에 대거 투입해 아이폰이 제공할 AI 서비스의 장기적인 비용 감소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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