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입이 우리의 삶과 전 세계의 경제를 변혁하고 있습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면 인류에 이득이 되고 새로운 과학적 발명과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서울포럼 2024’의 기조강연을 맡은 글로벌 AI 업계의 권위자 아니마 아난드쿠마르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석좌교수가 AI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던진 화두다. 인류 전체의 운명을 뒤흔들지 모를 거대한 변화를 앞두고 글로벌 강대국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 기술·자본 핵심 국가들은 반도체와 AI 등 미래 시대의 청사진을 그릴 첨단기술 산업의 패권을 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강대국들의 격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한국은 자체적인 경쟁력을 최대한 키워 생존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승자 독식 구조로 흐르는 첨단산업 경쟁 속에서 점점 더 이루기 쉽지 않은 과제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서울경제신문이 글로벌 포럼인 ‘서울포럼 2024’를 이달 28일과 29일 이틀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한다. 올해 15회를 맞은 ‘서울포럼 2024’의 주제는 ‘기술 패권 시대 생존 전략’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다. 한국은 첨단산업 의존도가 높지만 경쟁국과 비교해 자본과 인재, 내수 시장 모두에서 열세인 고난도의 위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AI·로봇·모빌리티 등 핵심 산업의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글로벌 석학과 산학연정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초청해 대응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AI·로봇 석학 2인 기조강연…인 과학기술인 대거 참석=올해는 글로벌 전문가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첨단 분야의 한인 과학기술인을 대거 초청해 글로벌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의 상황을 진단한다. 올해 서울포럼은 한층 깊이 있고 색다른 접근을 더하기 위해 글로벌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5개의 특별 세션도 마련한다. 기술 패권 경쟁의 위기 속에서 해법 마련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정치·경제·산업·과학기술계 등 500여 명을 초청했다.
첫날인 28일 개막식에는 엔비디아에서 AI 연구 총책임을 맡았던 아난드쿠마르 칼텍 석좌교수와 로봇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김상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기조강연을 한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칼텍 최연소 석좌교수로 초빙된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전문가다. 그는 ‘글로벌 AI 기술의 발전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글로벌 정세 변화 속에서 AI 산업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국가 차원의 기술 주도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 조언한다. 김 교수는 첨단 연구개발(R&D)의 최전선인 미국에서 활동하며 경험한 로봇 기술의 발전상을 전하고 한국의 로봇 산업이 나아가야 할 지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기조강연과 함께 직접 개발한 반사 신경을 갖춘 로봇손 ‘그리퍼’를 현장에서 시연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기조강연 외에 각각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산업계 전문가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격의 없는 소통에도 나선다.
이번 포럼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인 석학들이 대거 참석한다. 미국·중국·유럽 등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본산에서 활약하는 과학기술인들의 시각을 빌려 한국이 처한 상황과 새롭게 정립해야 할 기술 전략의 방향을 모색한다. 삼성전자 AI 센터장을 지낸 다니엘 리 코넬대 교수를 비롯해 중국 반도체 전문가인 이우근 칭화대 교수, 초고속 반도체 연구자인 최정환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종신연구원, 로봇 전문가인 김주형 일리노이대 교수 등이 강연한다.
◇3개 메인 세션에서 기술 생존 전략 모색…풍부한 볼거리도=이튿날인 29일에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신화’를 이끈 주역인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이 특별 강연에 나선다. 엔지니어 출신인 김 회장은 국내 최대의 공학 전문가 단체의 수장으로서 한국의 R&D 혁신과 첨단 두뇌 인재 확보의 중요성 등 국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조언을 전한다.
이어지는 메인 세션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한국의 대응 전략’ ‘AI·반도체, 경제 안보 위한 첨단기술 확보’ ‘로봇·모빌리티, 제조업 혁신과 이동 혁명’을 주제로 진행된다. 각 세션마다 2~3명의 해외 초청 연사를 비롯해 30여 명의 국내외 산학연정 전문가가 참석해 첨단기술 산업의 미래를 조망한다. 스티븐 브레임 IBM 아시아태평양 총괄 부사장, 중국 도심항공교통(UAM) 업체인 이항의 빌 최 아시아태평양지역 이사, 류수정 사피온 최고경영자(CEO) 등의 강연을 통해 미국·중국의 첨단산업 전략을 엿본다. 이 밖에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SK텔레콤·KT·두산로보틱스·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대표 첨단 기업의 기술 임원이 패널 토론을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할 예정이다.
이번 서울포럼은 볼거리도 다채롭게 마련됐다. 첫날 개막식에서는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을 통해 레이저를 활용한 첨단기술 패권 경쟁 오프닝 영상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메인 행사장인 신라호텔의 에메랄드홀 앞 로비에서는 AI 이미지 생성 기능을 작업에 응용해 예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노상호 작가의 주요 작품을 전시한다. 개막식과 메인 세션 등 주요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어와 영어 동시통역 서비스가 제공돼 언어의 장벽 없이 강연과 토론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