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무기 지원 일시 중단을 비판하며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전쟁을 끝낸 것이 옳았다’는 논리로 무기 지원을 계속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공화당)은 12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진주만 공격 이후 일본·독일과의 싸움에서 국가적 파멸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해 전쟁을 끝내기로 결단했고, 그것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때 원자폭탄을 투하해 전쟁을 끝낸 곳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탄약 공여 일부를 정지한 것을 비판하며 일본 원폭 투하를 언급했다. 그는 “왜 미국은 2개의 폭탄을 투하하는 것을 받아들였는가”라고 반문하며 “이스라엘의 생존에 필요한 것은 뭐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기 지원 중단은)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에서 역사상 최악의 결단”이라며 “유대인국가가 멸망할지도 모를 순간에 무기(지원)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보해선 안 될 것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궤멸시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앞서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 8일 상원 세출 위원회의 소위원회에서도 같은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당시 “적의 궤멸을 위해 필요한 무기 공여를 멈추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무기 공여 중단은) 마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소위에 출석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에 ‘일본에 대한 원폭 투하는 옳은 판단이었느냐’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브라운 합참의장은 “그것이 세계대전을 멈췄다”고 답했고, 오스틴 장관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일본 내에서 논란이 되자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10일 “적절하지 않다.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 측에 유감을 표명한 사실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