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한미그룹 오너 일가, 갈등 재연 조짐…"사이언스 지분 매각 몰랐다"

모녀·차남 등 사전에 알지 못한듯

14일 사이언스 임시이사회 열려

송 회장 대표해임 안건 상정 촉각

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3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코리그룹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3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코리그룹





한미약품(128940)그룹의 오너 일가가 상속세(2644억 원) 납부와 주식담보대출(5379억 원) 상환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다. 최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등 오너 일가 4명은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대표 지분을 합쳐 50%가 넘는 한미사이언스(008930) 지분을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투자회사인 EQT파트너스에 넘기는 계약을 협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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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 업계 안팎에서는 지분 매각 계약을 주도한 임종윤 사장이 상세한 내용을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등 다른 가족에 알리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14일 열리는 사이언스 임시 이사회에서는 송 회장을 공동대표에서 해임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의 갈등 재연으로 지분 매각 협상도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본지 5월 10일자 1·2면 참조

13일 업계에 따르면 임주현 사장은 최근 50%가 넘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전혀 알지 못하던 사실”이라고 측근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회장과 임종훈 사장도 지분 매각 소식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임종윤 사장과 신 회장이 지분 매각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는 약 1조 원의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식담보대출과 상속세 미납분 등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매각 대상 지분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송 회장과 임종윤 사장 등 가족 4명의 지분과 신 회장 지분(12.15%)까지 포함해 50%+α에 이른다. 경영권은 당분간 현재의 창업주 가족 체제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 매각 문제에 더해 대표이사 자리를 두고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 간의 갈등도 불거지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임종훈 사장이 14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임 사장과 공동 대표인 송 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할 예정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모녀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질 경우 투자 유치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에 송 회장 해임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QT파트너스와의 협상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 때문에 형제간 의견 충돌도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고 싶어하고 임종윤 사장은 개인 사업, 임종훈 사장은 승계 등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 다르기 때문에 내홍이 지속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준 기자·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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