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은행으로부터 청산 소송을 당한 부동산 개발업체 스마오그룹이 상장폐지 초읽기에 들어갔다.
16일 중국 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스마오그룹의 주가는 하한가로 마감하며 주당 0.43위안을 기록해 지난달 18일 이후 1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스마오그룹의 시가총액은 16억 위안(약 3001억 원)까지 떨어졌다.
스마오그룹은 15일 상하이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통보에 따르면 스마오그룹의 주가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20거래일 연속 종가가 1위안 미만이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스마오그룹은 상폐 조건에 도달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관련 규정에 따라 스마오그룹의 상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통보했다.
규정에 따르면 스마오그룹의 주식 거래는 이날부터 정지된다. 상하이거래소는 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15영업일 이내에 상장위원회를 개최하고 상폐 여부를 결정한다.
스마오그룹은 중국 최초의 부동산 개발업자 중 한 명인 쉬롱마오가 1989년 설립한 업체다. 중국 부동산 개발이 가속화됨에 따라 스마오그룹은 고속 성장하며 쉬롱마오는 2002년 재산 규모가 65억 위안으로 늘어나 중국 부자 순위 2위에 올랐다. 쉬롱마오 일가는 2017년 포브스 중국 부자 순위에서도 476억 위안으로 22위를 차지했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스마오그룹도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늪을 피하지 못했다. 스마오그룹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중 18위 규모로 중국 전역에 대규모 주거 개발과 호텔 등을 건설하는데 참여해왔으나 부동산 경기 악화로 2022년 7월 10억 달러 규모의 역외채권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이후 117억 달러 규모의 전체 역외채권이 채무불이행으로 간주돼 스마오그룹과 채권단의 역외채무 구조조정 협상이 시작됐다. 스마오는 지난해 12월 일부 부채를 최대 9년 만기의 신규 대출로 바꿔 해외 부채를 최대 70억 달러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지만 채권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 지난달 중국건설은행은 홍콩 고등법원에 스마오그룹 청산 청원서를 제출했다. 스마오그룹이 15억 8000만 홍콩달러(2735억 원) 상당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데 따른 조치다.
한편 중국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대형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재정 압박에 처했다. 헝다(에버그란데)가 채무불이행으로 지난 1월 홍콩 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았고,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도 지난해 10월 역외 채무에 대한 디폴트로 청산 위기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