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를 내야 섭섭하지 않을까?” 날아드는 청첩장에 고민이 깊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으로 예식장 대여비와 식비가 고공행진하면서 축의금을 두고 하객들 사이에서는 ‘축의금플레이션’(축의금+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실제로 10년 전과 비교해 결혼 비용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소비자원이 2013년 발간한 결혼 비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1인 기준 평균 식대는 3만3000원, 대관료(꽃장식 포함)는 300만원이었다.
최근 서울 시내 웨딩홀 6곳의 예식 비용을 확인한 결과, 1인당 식대는 평균 8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최소 6만6000원에서 최대 10만8000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했고, 성수기(통상 3~6월, 9~11월)와 비수기(12~2월, 7~8월) 사이에는 17%가량 가격에 차이가 났다.
호텔 웨딩홀에 식대를 문의하자 지출 비용은 크게 올랐다. 서울 호텔 웨딩홀 3곳의 평균 식대는 1인 기준 16만원으로, 적게는 13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홀 대관료도 적게는 수백만원대에서 많게는 수천만원대를 호가했다. 컨벤션 웨딩홀의 경우 생화 장식 비용까지 포함해 최소 600만원에서 1400만원대에 가격대를 형성했다. 호텔 웨딩홀은 생화 장식과 대관료, 무대연출 비용을 더해 2000만원 초반대에서 3000만원대까지 대관료를 받았다.
예식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로 보여진다. 팬데믹 시기 중소 예식장이 대거 문을 닫은 탓에 적은 수의 예식홀에 예비부부들이 몰리며 대관료가 치솟은 것. 실제로 많은 부부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전에 웨딩홀을 잡고 있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상황과 함께 축의금 액수를 두고 하객들의 부담 역시 커졌다. 예전처럼 5만~10만원 선에서 축의금을 내기에 눈치가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급등한 식대를 고려해 10만원 밑으로 축의금을 지불할 시 결혼식장을 찾지 않는 게 일종의 예의라는 분위기마저 조성됐다.
축의금 논쟁에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친밀도에 따라 적정 액수를 정한 글들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축의금 논쟁이 한국 사회에선 축하의 의미보단 교환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 다수의 설명이다. 특히 요즘같이 물가가 상승하는 시기엔 더욱 이러한 논쟁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