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기준금리 40%에도 모기지 신청 몰려…아르헨티나 부동산 투자 급증

6개월 만에 물가상승률 한 자릿수

경제회복 기대감에 주택 거래 늘고

은행들마다 대출 신청자도 급증해

밀레이, 인플레 낮출 것으로 기대

하비에르 마일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켄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하비에르 마일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켄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고물가와 소비 하락 등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집권 이후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자처가 마땅치 않던 은행들 역시 앞다퉈 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중심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영 나시온은행은 다니엘 티야르 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향후 4년 간 총 4만 명에게 약 40억 달러(약 5조 3800억 원) 규모의 모기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은행이 모기지 상품을 판매하기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모기지 시장은 호황을 맞았지만 이후 경제난을 맞아 부동산 시장이 폭락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2019년 12월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440억 달러(약 57조 80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도 했다. 아직 초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은행들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기 채권 대신 수요가 몰리는 모기지 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우다드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모기지 판매가 시작된 이후 최소 1만 1000건의 대출 신청을 접수했다. 아르헨티나 은행들이 모기지 판매에 나선다고 발표한 지 며칠 만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은행들마다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블룸버그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여전히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모기지를 통한 주택 구입에 나서는 이유는 밀레이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14일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IPC)가 전월 대비 8.8% 상승했다.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하기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5.5% 이후 올해 1월 20.6%, 2월 13.2%, 3월 11.0%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낙관론 속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이날 10% 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렇지만 아르헨티나 기준금리는 40%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 인모빌리아리오의 호세 로자도스 분석가는 "모기지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유지되려면 밀레이 대통령은 가격 상승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대통령이 물가를 계속 낮출 것이라고 확신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부동산 투자에 열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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