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새로운 국가유산 체계를 발전시켜 우리 국민의 문화적 자부심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출범식 기념사에서 “국가유산은 그 자체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라며 “물려받은 유산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무형의 유산들에 새로운 가치와 생명력을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2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문화재청의 이름이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한 것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오늘은 문화재라는 오랜 이름이 ‘국가유산’으로 바뀌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가유산을 세계에 널리 전하고 알려 80억 세계인과의 문화적 교감을 확대,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 중추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그동안의 문화재 관리는 유산을 보존하는 데 집중하는 과거 회고형이었다면, 앞으로는 국가유산을 발굴·보존·계승하는 동시에 더 발전시키고 확산하는 미래 지향형 체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국가유산의 개념과 대상, 범위도 크게 넓혀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무형유산은 기능의 보존과 전수라는 틀에서 벗어나 풍습, 민속, 축제를 비롯한 우리 민족 고유의 삶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국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유산도 이제 국가유산으로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문화와 관광의 가치를 더해 보존을 넘어서는 발전의 길을 열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학문적으로도 기존의 문화재 연구가 고고학과 예술사 중심에 머물렀다면 앞으로 국가유산 연구는 인류학과 자연환경을 비롯한 모든 학술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가 사랑하는 우리 문화를 더 도약시키는 일이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며 “국가유산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 우리의 정체성, 우리 문화를 더욱 멋지게 가꾸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최종수 성균관장, 이원 대한황실문화원 총재 등 국가유산 관련 단체 인사를 포함해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일제강점기 및 6·25전쟁 중 국가유산을 지켜낸 간송 전형필 선생과 차일혁 경무관의 후손도 이날 행사에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