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이 이번 주 재차 폭등했다. 주요 밈코인 페페(PEPE)는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다. PEPE는 13일(현지시간) 24시간 동안 245%에 달하는 가격 상승세를 보이며 15일 최고가 0.00001156달러를 기록했다. 도지코인(DOGE)과 시바이누(SHIB)도 각각 10%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17일 오전 11시 코인마켓캡 기준 PEPE는 전일 대비 0.78% 내려 0.00000999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주 밈코인 폭등 행렬을 이끈 건 유명 밈코인 투자자 키스 길이다. 길이 지난 13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 '로어링 키티(포효하는 고양이)'에 새로운 게시물을 올리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활동 복귀를 알린 것이다. X 계정명 ‘로어링 키티'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한 길은 3년 전인 지난 2021년 밈주식 열풍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길이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헤지펀드의 공매도 비중이 높은 게임스톱과 AMC엔터테인먼트 등의 투자를 주도했고 이후 한 달간 이들 종목의 주가 급등세가 이어졌다.
당시 밈주식에 대한 관심이 밈코인에까지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밈코인이었던 DOGE는 2021년 상반기에만 3600% 폭등했다. DOGE는 그 해 비트코인(BTC)을 제치고 레딧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가상자산에 오르기도 해 본격적인 밈코인 전성시대를 알렸다.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되던 밈코인에 막대한 투자금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SHIB와 플로키(FLOKI) 등 밈코인이 잇따라 등장했고 밈코인 시가총액은 17일 코인마켓캡 기준 535억 달러(약 72조 5299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길의 복귀에 들썩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길이 게시물을 올린 직후 PEPE 거래량은 2배 넘게 늘어나 10억 달러(약 1조 3546억 원)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선 거래량 상위 10위권 가상자산 중 6종을 △PEPE △FLOKI △도그위프햇(WIF) △DOGE △북오브밈(BOME) △SHIB 등 밈코인이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솔라나(SOL) 기반 밈코인의 인기도 더욱 치솟고 있다.16일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4월 초 이후 새롭게 발행된 가상자산 100만 개 가운데 64만 개 이상이 솔라나 기반으로 이 중 대다수인 47만 개는 밈코인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지난 2021년 밈코인 폭등 현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국 개미 투자자들의 성지인 로빈후드가 2021년과 달리 밈코인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대감을 더욱 더하고 있다. 로빈후드와 대표적인 탈줃앙화거래소(DEX) 유니스왑은 최근 서비스를 연계한 바 있다.
그러나 밈코인 투자 열기가 2021년과 같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DOGE와 SHIB 등 주요 밈코인 상승세는 17일 한 풀 꺾여 전날에 비해 3%가량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길버트 이토로 시장 분석가는 “현재 미국 금리가 5.5%에 달하는 만큼 전세계적으로 2021년과 달리 투자자들의 자금이 여유롭지 않다”며 “일부 단기적인 움직임을 촉발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