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 지갑을 개설하고 결제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18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전날 성명을 통해 홍콩 주민들이 중국은행, 교통은행, 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과 함께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해 중국 본토에서 결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홍콩인들은 휴대 전화번호만 사용하면 홍콩 내 17개 시중은행을 통해 'FPS'로 불리는 즉시 결제 시스템을 통해 본토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충전된 지갑은 중국 광둥(廣東)성과 홍콩-마카오를 잇는 '그레이트 베이' 지역, 중국 내 기타 시범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홍콩은 중국 본토 이외 지역 중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할 수 있는 첫 번째 도시가 됐다.
앞서 중국은 2014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를 시작하고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시범 도시에서 일반 주민 대상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의 공식 통화량에도 포함된 디지털 위안화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총 165억 위안(약 3조1000억 원)이 유통돼 본원통화(M0)의 0.16%를 차지했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앞으로 중국인민은행과 계속 긴밀하게 협력해 디지털 위안화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중국과 홍콩 간 거래의 편의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란 점에서도 주목된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달 말 성명을 통해 "홍콩 내 주요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지원하고 홍콩과 본토 거래소 간의 주식 거래 연결에 관한 규정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은 아시아의 가상자산 허브 자리를 놓고 싱가포르·두바이 등과 경쟁 중인 가운데 지난달 말부터 아시아 최초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