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의장 경선 이후 강성 지지층 중심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 “서로 생각이 맞지 않더라도 하나의 거대한 목표를 위해 작은 차이를 이겨내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선거 후폭풍을 진화하기 위해 이 대표가 직접 주말 내내 당원들을 만나며 당심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에 참석해 “최근 당에 대해 섭섭해 하는 당원들이나 아파하는 당원들이 꽤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민주당 내 국회의장 경선에서 ‘명심(이 대표 의중)’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추미애 당선인이 패배하고, 일부 강성 당원들의 항의와 탈당 등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나.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엔 치열하게 논쟁하고 책임을 묻고 서로 비판할 수 있다”면서도 “내 생각은 옳고 여기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생각은 틀리다가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점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혼내기 위해 탈당을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탈당 대신) 당비를 끊으시라. 탈당하면 다시 복당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웃으며 말한 뒤 “이런 때일수록 ‘내가 (당을) 책임지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고맙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 대표는 다만 “우리는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나아가고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권 강화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공천혁명을 통해 선거혁명을 이뤄냈다. 이는 당원의 힘으로 가능했다”며 “당원도 두 배로 늘리고, 당원의 권한도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전날 광주에서 연 당원과의 만남 행사에서도 “당 내부적으로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권리당원들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연구 중”이라며 당권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 50대 50인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비율에서 권리당원의 의사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시·도당위원장은 지방선거 공천권을 가진 만큼 권리당원의 비율을 높이면 강성 당원들의 표심이 상당수 반영돼 친명 체제를 지금보다 더 굳히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은 많이 후퇴해 세계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년 전까지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며 “앞으로 지방선거, 다음 대선 등을 거치며 이 나라는 국민이 진정 주인으로 대접받는 나라로 바뀔 것이다. 민주당과 당원 동지들이 변화의 첫 꼭짓점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의 온라인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운영진은 “(추 당선인을 찍지 않은) 의원들을 색출하자는 글을 올리거나, 탈당을 하겠다는 글을 올리는 회원의 경우 제재를 하겠다”는 글을 올리며 ‘탈당 릴레이’ 진화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