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으로 잘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을 설립해 50년 이상 이끌어온 독일 출신의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바프(86)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21일(현지 시간)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971년 WEF를 꾸려 매년 스위스에서 다보스포럼을 개최해온 슈바프 회장은 내년 1월 회장직에서 사임하고 이사회 의장을 맡기로 했다. 슈바프 회장의 후임은 노르웨이 외교장관 출신인 뵈르게 브렌데 WEF 총재로 결정됐다. WEF 측은 “2015년부터 민관 협력을 위한 선도적인 글로벌 기관으로의 변화를 추진해왔다”며 “조직 역시 창립자가 관리하는 조직에서 전문 경영인과 이사회가 경영 책임을 지는 구조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보스포럼은 당초 유럽 기업인들이 전략과 아이디어 등을 교환하는 사교 모임 정도로 소박하게 시작했지만 현재 세계 각국의 기업인과 정치인, 경제학자들이 주목하는 세계 최대의 비즈니스 콘퍼런스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비롯한 50여 개국 정상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정책 입안자,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수십 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다보스포럼 성장의 일등 공신은 단연 슈바프 회장이다. 슈바프 회장은 제네바대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던 중 이 기구를 설립했다. FT는 “슈바프 회장은 연례 포럼을 주재하며 연간 5억 유로(약 7411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WEF 연회비는 최대 65만 8000달러(약 9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비정부기구(NGO)라는 평가를 받던 WEF는 최근 기후변화와 부의 불평등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슈바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WEF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경영 구조 변화가 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슈바프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후로도 의장 자리를 통해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