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DOJ)가 세계 최대 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을 대상으로 반독점 소송을 이번 주 제기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이 반 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빅테크를 중심으로 규제 압박을 강화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엔터·패션 등 소비자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업계 전반으로 반독점 규제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 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법무부는 이르면 23일 티켓마스터의 모회사인 라이브네이션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라이브네이션에 대한 연방 정부의 소송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극적으로 재편할 수 있으며 공연 업계 전반에 대한 라이브네이션의 광범위한 영향력을 잠재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라이브네이션은 거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주요 타깃 중 하나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3년간 애플, 아마존,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에 대해 광범위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제기해왔다. 규제 당국은 특히 동종업계 경쟁사들의 인수합병(M&A)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합병을 추진 중인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와 앨버트슨, 패션브랜드 기업인 태피스트리(코치)와 카프리홀딩스(베르사체)를 대상으로 각각 법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의 합병이 소비자에게 더 높은 가격을 초래하고 근로자 임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라이브네이션 역시 2010년 라이브네이션과 티켓마스터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라이브네이션이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쓰레기 수수료(junk fee)’를 부과한다며 티켓 판매를 포함한 경제 전반의 소비자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월 국정연설에서 “콘서트 및 스포츠 행사 티켓에 대한 서비스 수수료를 중단하고 업체들이 모든 수수료를 미리 공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라이브네이션은 세계적 스타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티켓 판매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다. 해당 사태로 미국 내에서 티켓마스터의 시장 독점 문제가 불거지자 백악관 역시 “경쟁 없는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닌 착취”라며 가세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는 티켓 판매자가 기본 가격에 추가되는 모든 수수료를 처음부터 공개하고 재판매자가 1장을 초과해 팔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테일러 스위프트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라이브네이션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6억 2000만 장의 티켓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