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매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2심이 진행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1형사부(한창훈·김우진·마용주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SPC 대표이사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과 허 회장 측은 2심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검찰은 1심 무죄 판결이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총수 일가에 일방적 이익을 주는 만큼 배임이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허 회장 측은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양도한 행위가 부당한 지원이 아니라는 입장을 펼쳤다. 이어 “원심에서 이미 구체적인 판결 이유를 설명했고 검찰이 항소 이유로 내놓은 것은 모두 1심에서 다툰 부분이다”며 “공소사실에 대해 사실관계나 법리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냈다.
허 회장은 2012년 12월 총수 일가 증여세 부과 회피 목적으로 그룹 계열사인 밀다원 주식을 SPC삼립(005610)에 자가 양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올해 2월에 있었던 1심 선고는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주식평가 방법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밀다원 주식 가치 산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에 따라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허 회장은 이달 30일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영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