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사진)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자식들의 지분까지 담보를 잡아 추가로 150억 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올해 납부해야 할 약 700억 원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다 기존 주담대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미그룹 일가의 투자 유치 계획도 틀어진 분위기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 대표와 자녀인 임후연·임윤지 씨는 한미사이언스 보유 주식 78만 4057주(1.12%)를 담보로 교보증권에서 150억 원을 빌렸다.
이로써 상속세로 인해 생긴 한미 오너가의 주담대는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이날 기준 임종윤·종훈 형제의 주담대 금액은 2947억 원에 달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주담대는 금리가 더 높은 편이어서 오너 일가가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별로 이자만 월 수억 원을 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미 일가는 아직 상속세 2644억 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오너가는 이미 올해 들어 납부 기한을 두 차례 연장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는 투자 유치를 위해 베인캐피탈,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논의했지만 경영권 분쟁 중인 탓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이후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투자회사인 EQT파트너스에 경영권을 보장받되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대표 지분을 포함해 50%가 넘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도 추진했다.
다만 임 대표가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을 불과 한 달 만에 공동대표이사에서 해임하면서 갈등의 골이 다시 깊어졌다. 이 과정에서 형인 임 사내이사와 임 대표 간 불화설도 터져나왔다. PEF와의 협상이 점점 어려워지는 형국으로 치닫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은행·증권사 주담대 만기도 계속 돌아와 대출만으로 버티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