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중국-유럽 화물열차 9만대 돌파…우크라 전쟁, 홍해 사태로 물동량 급증

성장률 연 39.5%, 연간 1.7만회 운행

IT 제품 위주에서 5만개 이상으로 확대

美 관세 인상 대비 수출 급증하는 추세

컨테이너 회수 지연, 공급 부족 심화돼

중국 시안에서 유럽의 폴란드 말라셰비체로 향하는 X8157 화물열차가 25일 출발하고 있다. 이 화물열차는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9만 번째 화물열차로 기록됐다. 글로벌타임스 캡처중국 시안에서 유럽의 폴란드 말라셰비체로 향하는 X8157 화물열차가 25일 출발하고 있다. 이 화물열차는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9만 번째 화물열차로 기록됐다. 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열차의 운행 횟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홍해 사태로 유럽향 화물열차를 이용하는 물동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미국 관세 인상에 대비해 수출 일정을 앞당기면서 컨테이너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26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오전 중국 시안에서 폴란드 말라셰비체로 X8157 화물열차가 출발하며 중국~유럽 철도 누적 서비스 건수가 9만 회를 넘어섰다. 이 기간 87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3800억 달러(약 520조 원) 이상의 화물이 운송됐다.



중국 국영철도그룹에 따르면 열차 1만 대 운행까지 걸리던 시간이 초기 90개월에서 현재 7개월로 단축됐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화물열차의 운행 횟수는 연간 308회에서 1만 7523회로 증가했다. 연간 성장률은 39.5%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운행량이 늘어나며 누적 9만회를 넘어선 것이다. 초기에는 노트북·프린터와 같은 정보기술(IT) 제품이 주로 화물로 실렸다면 지금은 의류, 신발, 자동차와 부품, 생필품, 식품, 목재, 가구, 화학 및 기계 등 5만 가지 이상으로 품목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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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유럽행 화물철도의 확대를 추진했고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홍해 사태로 인해 물동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 콩가그룹의 천자오 총지배인은 “해상을 통한 수송 기간인 45일과 비교할 때 중국과 유럽의 화물열차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 15~20일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점은 화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물열차 수송이 늘어나 컨테이너 회수가 지연되자 미국의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급증한 화물 수출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사 등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인상과 기타 잠재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앞두고 상품 선적에 나서면서 컨테이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수출 업자들은 40피트 컨테이너를 구입하기 위해 지난해 동기 대비 3배가 넘는 1000달러 이상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도 밝혔다.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그룹(CIMC)의 루춘룽 물류 부문 운영이사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관세율이 3개월 내에 시행되기 때문에 수출 업체들은 가능한 빨리 상품을 선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전기차·반도체·2차전지 등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하고 이르면 8월 1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홍해 사태로 빈 컨테이너 반환까지 지연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CIMC 등 중국 컨테이너 업체들은 이 같은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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