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캠핑을 시작한 후 에디터의 집은 더 좁아졌습니다. 커다란 에어텐트(캠핑러 용사님들은 짐작하시겠지만 무려 30kg가 넘습니다), 캠핑의자와 테이블과 조리도구와 조명까지. 캠핑을 매달 가는 것도 아닌데 과했다고 후회하는 중입니다. 그 많은 캠핑용품들이 생산되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 그리고 앞으로 언젠가 폐기되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까지 떠올리면 죄책감도 듭니다.
다행히 이제 막 캠핑을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대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캠핑용품 공유·대여 플랫폼 ‘캠터’입니다. 과거 레터에서 성동공유센터의 캠핑용품들(다시보기)도 소개했지만 서울 성동구에 적을 둔 분들(거주, 학생, 사업, 근무 등)만 이용 가능해서 아쉬운 눈물을 흘려야 했는데, 다행히 캠터는 빌린 용품들을 집으로 배송해줍니다.
급하게 샀다 후회하지 말고, 빌려 쓰기
이용법은 간단합니다. 캠터 앱에서 텐트, 타프, 테이블, 침낭, 조리도구 등을 고르고 주문하면 끝입니다. 냉난방 용품, 공구류, 웨건이나 캠핑용 냉장고 등 고를 수 있는 물품들이 다양합니다. 감성 넘치는 N모 사의 텐트, 투룸에 거실까지 딸린 텐트, 그리고 백패킹용 1인용 텐트, 야전 침대 등 그동안 써보고 싶었던 물건들에 눈이 갔습니다. 그리고 특히 캠핑의자는 1시간은 앉아있어 봐야 정말 편한지 알 수 있을텐데, 빌려서 써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겁니다.
캠핑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장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처음에는 어떤 장비가 좋은지 혹은 나에게 잘 맞는지 몰라서 실패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집 한구석에 놓인 애물단지가 되기도 하고요. 사는 대신 이것저것 빌려서 써보면 좀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캠터 관계자는 "1박 기준으로 보통 4만~5만원 선이면 대부분의 제품을 빌릴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혹시 쓰다 망가뜨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대여를 신청할 때 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잠자는 캠핑 용품으로 부수입 얻기
대여할 수 있는 물품들이 전부 캠터에서 소유한 물품들인 것은 아닙니다. 집에 놀려두는 캠핑 용품을 대여해서 부수입을 얻고 싶은 캠핑러 누구나 캠터 대여자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6월 초 이후에 오픈할 '캠터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거나 잘 쓰지 않는 캠핑용품을 대여용으로 위탁('수익형 스토리지')할 수 있습니다. 대여, 검수, 관리는 캠터에서 대신 도맡습니다.
대여할 생각이 없다면 보관만 캠터에 맡기는 '보관형 스토리지'도 있습니다. 캠터 스토리지에 맡긴 물건들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반기에 1회, 무료로 원하는 장소까지 배송해줍니다. 물론 직접 스토리지로 찾으러 가도(위치는 서울 충무로역입니다) 됩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캠핑러 80%의 1년 캠핑 횟수는 약 5회뿐입니다. 반면 캠핑장비 평균 구입비용은 139만원이나 됩니다. 어떻게 캠핑을 시작해야될지 잘 모르겠다면, 장비욕심이 많은 편이라면 대여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새 물건을 덜 소비하는 게 지구를 아끼는 일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