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 사건과 관련, 경찰이 김호중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7일 열린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김호중에 대한 폴리그래프(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진행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굳이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 자백이 유일한 증거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 본부장은 구속영장을 신청한 배경을 두고는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가 나중에 진술을 바꿨고, 본인 진술 내용과 경찰이 확보한 여러 증거 자료나 관련자 진술에 아직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중은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소폭(소주 폭탄주) 1~2잔, 소주 3~4잔을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그가 최소 소주 3병가량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우 본부장은 김호중에게 적용된 위험운전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판례에 의하면 위험운전치상은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음주 기준치를 초과했냐를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음주를 했고 그 음주가 정상적 운전을 곤란하게 했느냐의 개별 인과관계를 통해 판단하게 된다"고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덧붙여 우 본부장은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나 관련자 진술로 볼 때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고 적용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당시 김호중의 술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 연예인 관련, "필요한 조사는 했다. 향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김호중 차량과 충돌해 부상을 입은 택시 기사로부터 합의 제안이나 처벌 불원서가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를 받는다.
김호중의 소속사 이광득 대표는 사고 뒤 김호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고 있다.
신영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세 사람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판사는 김호중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고 질책했다. 검찰은 수십 쪽짜리 의견서를 준비하는 등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