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큰 헤드에 새삼 부담을 느끼는 골퍼가 많아진 것일까. 골프 용품 시장에 ‘미니 드라이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요즘 일반적인 드라이버의 헤드 체적은 규칙상 한계치인 460㏄. 미니 드라이버는 보통의 드라이버보다 작고 3번 우드보다는 큰 300㏄대다.
테일러메이드의 BRNR 미니 드라이버는 유럽의 강자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들고 나온 뒤부터 인기를 모았다. 이후 PXG에 이어 최근에는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까지 참전하면서 ‘미니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제품은 TSR 미니 드라이버, 캘러웨이는 패러다임 Ai 스모크 Ti 340 미니 드라이버다. 시크릿 웨폰이라는 이름의 로프트 13도짜리 PXG 드라이버도 미국골프협회(USGA)의 룰 적합성 검사 통과 목록에 올라와 있다.
미니 드라이버는 투어 선수들의 뚜렷한 선호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잰더 쇼플리(미국)가 패러다임 Ai 스모크 Ti 340 미니를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졌고 BRNR 미니는 슈퍼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시험 사용했다. PGA 투어 6승의 맥스 호마(미국)는 TSR 미니를 골프백에 넣고 대회에 나갔다.
PGA 투어에서는 페이드(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를 칠 때는 일반 드라이버를, 드로(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구질)를 칠 때는 미니 드라이버를 쓰는 선수가 늘고 있다. 이른바 ‘페이드 드라이버-드로 미니’ 전략이다. 홀 형태와 바람 등 여러 요소를 살펴 페어웨이의 유리한 지점으로 볼을 보내기 위함이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도 상급자 중심으로 미니 드라이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통 헤드 페이스가 클수록 반발력도 커져 비거리가 늘고 관성모멘트(MOI·방향성 지수)도 높아진다. 하지만 동시에 공기저항이 커져 스윙스피드는 느려질 수 있다. 그래서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은 드라이버 제작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스피드에 민감한 골퍼들이 큰 헤드에 부담을 갖기 시작하며 좀 작았으면 좋겠다는 니즈에 용품 업체들이 발맞추고 있는 것이다. 미니 드라이버로는 티샷 때 3번 우드보다 더 멀리, 일반 드라이버보다 더 정확하게 보낼 수 있다. 페어웨이나 러프에서도 우드보다 볼을 띄우기가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년 전쯤에도 미니 드라이버가 앞다퉈 출시되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제품들의 헤드 체적은 200㏄ 중반이나 그보다 좀 작았다. 최근 제품들은 10년 전보다 100㏄쯤 더 크다. BRNR 미니는 304㏄이고 패러다임 Ai 스모크 Ti 340 미니는 340㏄에 티타늄 소재를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핑의 경우 따로 미니 드라이버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440㏄ 헤드의 LST(저스핀) 모델이 인기다. 핑 G430을 쓰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선수들은 거의 전부 LST 모델을 사용한다. 여자 선수도 박민지·김재희·유현조·이소영·허다빈 등 다수가 LST로 경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