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국내 자본시장 대표 선수들을 만나 양국의 투자 자본 활성화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무바달라 등 UAE 국부펀드의 한국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게 됐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이해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대표, 채진호 스틱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대표 등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기준 기관 전용 사모펀드 약정액이 13조 6052억 원으로 가장 많은 PEF 운용사다. 스틱인베스트먼트(6조 4757억 원), IMM PE(6조 4701억 원)도 약정액 규모로 각각 3위, 4위를 차지한다.
이준표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문성욱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 등 밴처캐피털(VC) 대표도 이들과 함께 무함마드 대통령을 만났다. 한 참석자는 “상견례 같은 자리였다”면서도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곧 논의를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UAE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만남을 계기로 무바달라·아부다비투자청(ADIA) 등 UAE 국부펀드들이 국내 모험자본 시장에서 주요 출자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국경 간 거래 자문에 밝은 영국계 로펌 애셔스트의 한국 사업 부문 대표를 맡은 김경진 변호사가 이날 간담회에 함께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한다.
실제로 한앤컴퍼니의 경우 올 7월까지 4조 7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해두지 않고 자금을 모으는 펀드)를 조성할 예정인데 무바달라가 주요 출자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달라는 2840억 달러(약 380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13위 국부펀드다. 지난해 8월에는 UAE 1위 국부펀드인 ADIA가 처음으로 국내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고 알맥의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참여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