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특검 대치로 끝난 ‘최악 국회’…22대 국회는 정쟁 접고 경제 챙겨야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21대 국회가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28일 마지막 본회의마저 여야 간의 극한 대치와 거대 야당의 폭주로 마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시도했으나 가결 정족수(196표)에 크게 못 미친 179표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형평성 및 재원 마련 논란을 사고 있는 전세사기피해자특별법도 강행 처리했다.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민주유공자특별법 등 4개 법안도 여당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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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극한 대결 속에 정작 시급한 노동·연금·교육의 3대 개혁 입법은 특별위원회 및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다른 경제·민생 및 에너지안보 법안들도 표류하다가 29일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동시에 자동 폐기될 판이다. 특히 6년 후의 방사성폐기물 임시 저장소 포화 문제를 풀기 위한 고준위방폐장법, 글로벌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K칩스법 및 AI기본법이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 아쉽다. 폐기되는 법안들은 차기 국회에서라도 시급히 심의해야 하지만 22대 국회는 문을 열기도 전부터 파열음이 나고 있다. 민주당 쪽에서 새 국회 개원 직후 채 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하고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독주를 막아야 할 여당도 4·10 총선 참패 뒤 극심한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복합 위기에 처한 경제·안보 난국을 타개하려면 여야가 정쟁에 시간과 힘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여당은 수평적 당정 관계를 복원하고 민심을 경청해 야당을 설득할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거대 야당은 입법 폭주와 방탄 정치 행보를 반성하고 국정의 파트너라는 자세로 협력해야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제76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에서 “22대 국회에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진영 정치와 팬덤 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 살아 숨 쉬는 국회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당부대로 여야는 차기 국회에서는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극한 대결을 접고 정치를 복원해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할 것이다. 차기 국회의장도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여야의 협치를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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