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호주와의 관계 악화로 수입을 금지했던 호주산 소고기를 다시 수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호주산 와인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폐한 데 이어 중국과 호주 양국의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얼어붙었던 무역 분야의 갈등도 해빙기를 맞는 분위기이다.
30일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머리 와트 호주 농업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중국이 지난 29일 밤 호주 대형 도축장 5곳에 대한 수입 금지 정책을 해제했다고 발표했다.
와트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 안정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실질적인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도축장 3곳에 대한 수입 금지 해제 후 중국의 이번 추가 해제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호주 방문을 앞두고 시행됐다.
리 총리는 내달 중순 호주 캔버라를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중국과 호주의 경색됐던 관계가 다시 회복되면서 중국이 호주를 상대로 나섰던 경제보복 조치는 점차 해제되고 있다. 호주는 2018년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5세대(G) 이동통신 통신망 사업에 배제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하며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중국은 2020년 호주 주요 도축장에서 생산된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은 2021년 3월부터 호주산 와인에 대해 최대 21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호주 와인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꽉 막혔던 양국 관계는 2022년 호주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회복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간 해빙 무드가 본격화됐다.
중국은 지난 3월 29일부로 호주산 와인 수입 관세를 전면 철폐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4월 기준 호주로부터 1040만 달러에 달하는 와인을 수입했다. 전년 동월 12만달러 대비 약 90배 늘어난 금액이다. 호주는 프랑스와 칠레에 이어 중국의 와인 수입국 3위로 다시 올라섰다.
호주 정부는 이번 조치로 호주 내 다른 대형 도축장 중 2곳과 랍스터 수입 금지 정도만 남아있다며 이들에 대한 제재도 곧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제재가 내려지기 전 호주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쇠고기 규모는 연 10억 호주달러(약 9100억원)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