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오물풍선 이어 탄도 미사일…北 '연쇄 도발'

시험 명목 10여발 발사 이례적

한반도 군사적 위기 증폭 노림수

유엔사 "오물풍선, 정전협정 위반"

한미일 북핵대표들도 강력 규탄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대거 발사한 3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대거 발사한 3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30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동해상으로 10여 발 발사했다. 북한은 시험 발사 등 명목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왔지만 무더기로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오물 풍선’ 테러를 필두로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600㎜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 등 나흘 연속 다양한 방식의 연쇄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물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측 군사 대응 훈련 등을 문제 삼으며 “주권 행사 영역을 전쟁 무기로 감히 위협해 나선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발 행위”라고 강변하며 대남 심리전과 무력 도발을 통해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14분께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 추정 비행체 10여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17일 300㎞를 날아간 단거리 1발에 이어 13일 만이다. 북측 미사일들은 350여 ㎞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비행 거리 등으로 미뤄 KN-25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27일 러시아 기술을 직도입한 신형 엔진을 장착한 군사 정찰위성 2호 발사 실패 이후 28일 260여 개에 이르는 약 10㎏ 분량의 오물 풍선 테러를,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남쪽을 향해 이틀 연속 GPS 전파 교란 공격 등을 감행하며 최근 다양한 수단의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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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해 NLL 일대 GPS 전파 교란으로 백령도와 연평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과 서해 5도 어선들의 GPS 장비에 오작동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으로 여객선 등 상선과 어선 등 총 150여 척에서 피해 신고가 있었다.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가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공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이날 “주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오물을 실은 대량의 풍선을 보내는 것은 군사적 행동”이라며 “공세적이고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정전협정 위반을 구성한다”고 지적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을 접견하고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 및 대북 정책 이행과 관련해 긴밀한 한미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거듭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 장관은 31일부터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1차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싱가포르에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이 예정돼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및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미일 북핵 대표들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이준일 한반도정책국장과 정 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하마모토 유키야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은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규탄했다.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과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외교부와 통일부는 강력 반발했다. 외교부는 전날 김 부부장이 오물 풍선을 두고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궤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통일부는 한발 나아가 대북 전단 살포 단체에 자제 요청이 필요한지 검토하기로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전단 단체에 살포 자제를 요청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그 부분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현호 기자·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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