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북한 내 외부 정보 유입 촉진을 위해 ‘심리전 드론(UAV)’ 도입을 장기 과제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16년 이후 8년 만에 오물 풍선을 살포하는 등 대남 심리전 강화에 속도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31일 정부와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한국 내 여론 분열과 좌우 대립, 남남(南南)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대남 심리전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최근 정보기관 협의를 통해 범정부 차원에 맞대응 일환으로 대북 감시정찰의 목적이 아닌 심리전 성격의 드론(UAV) 도입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정권 유지에 있어 외부 특히 남한의 문화 유입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는 점에 착안해 북한의 대남 심리전 대응 방안으로 심리전 드론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데 관련 부처 간에 의견 일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대북 심리전 재개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북한의 대남 심리전 강화 움직임이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은 최근 노동당 선전선동부 산하에 대외 인터넷 선전을 총괄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등 대남 심리전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자취를 감췄던 대남 강경파 김영철이 복귀하고 대남 심리전 조직들이 대폭 신설·강화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심리전 드론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이미 마련된 상태다. 지난해 9월 창설돼 합참의장이 직접 지휘·감독하는 드론작전사령부는 적 무인기 대응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드론작전사령부령에 따라 드론 전력을 활용한 전략·작전적 수준의 감시와 정찰 임무에 더해 타격은 물론 전자기전, 심리전도 가능하도록 명시했다. 공격형 드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심리전 드론까지 보유·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군 당국의 심리전 드론 조기 도입 의지에는 군 통수권자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초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감시·정찰과 심리전, 전자전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는 합동 드론부대를 창설하라’고 직접 지시할 만큼 국방 드론의 활용을 강화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