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위성 발사를 무조건 하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북한의 핵 위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핵우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미 대응을 통해 우리의 대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한국의 외교정책을 모색하는 ‘제주포럼’이 29~3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가운데 30일 전직 외교장관들은 고조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참여정부 마지막 외교통상부 장관인 송민순 전 장관은 “미중 관계나 현재의 세계 질서를 생각하면 남북 관계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비를 주문했다.
이명박 정부의 첫 번째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가기 전 주변의 만류를 물리치고 일본을 먼저 가서 관계 개선을 했다”며 “지정학적 면에서 상당히 전략적 결단”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일중러 4개국과 동일하게 관계를 갖기는 쉽지 않다”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 진영에 속해 힘을 가지면서 반대편에 있는 나라와 관계가 악화하지 않게 관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서방 등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와 관계를 강화하되 중국·러시아 등과의 관계 관리도 이어가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정부 때 외교부 장관을 지낸 윤병세 전 장관은 “세계 정세가 온 사방에 불이 붙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라며 “한반도 중심의 시각을 취하지 말고 글로벌 차원의 통합 전략을 짜야만 글로벌 중추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탈냉전 시대는 끝이 났지만 새로운 질서가 확립되지 못한 전환기적 상황”이라며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나아갈지 확신하는 사람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협상의 시대는 지나갔다”며 “통합 억제의 시대가 왔다”고 역설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30일 제주포럼 만찬에서 “지난 10년간 지정학적 환경이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간 대립 심화로 가치로부터 동떨어진 실리 외교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안보·경제·기술 간 상호 연계 강화로 ‘안보 따로 경제 따로’의 외교도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짚었다.
조 장관은 “정부가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 아래 역내 협력 네트워크의 허브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한미일, 한중일,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협력 등 소다자·다층적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며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와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