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식 약 15억 5000만주를 매각한다. 이를 통해 최대 120억 달러를 확보해 네옴시티 등 대형 국가 프로젝트들에 투입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우디 증권거래소 ‘타다울’에 상장된 아람코는 내달 2일부터 공모를 통해 15억 4500만 주를 매각하겠다고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0.64% 규모다. 매각 가격은 1주당 26.7~29리얄(7.12~7.73달러) 대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상단에서 정해질 경우 사우디는 최대 12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
아람코는 2019년 증시 상장에 나서면서 294억 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였다. 이번 주식 매각 역시 상당히 큰 규모로 평가받는다.
사우디는 이번에 확보할 자금을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들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람코는 사우디 정부가 약 82%의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사우디는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신도시 건설, 글로벌 항공사 출범, 월드컵 행사 유치 등 추진하고 있다. 석유에만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도지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압박도 커졌다. 이에 주식 매각을 통해 숨통을 트이게 하겠다는 게 사우디 측의 생각으로 해석된다. WSJ은 “이번 공모는 사우디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도 “석유를 넘어 국가 경제를 다각화하려는 국가적 노력에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람코는 배당수익률이 비교적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아람코의 배당수익률은 6.6%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셰브런(4.2%), 엑손모빌(3.3%)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람코의 현 시가총액은 1조 8700억 달러 규모다. 아람코의 아민 알 나세르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아람코의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