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저출생 대책부터 지구당 부활…여권 잠룡들, 불붙은 '1호 법안' 경쟁

전당대회 앞두고 정치적 몸집 키우기

나경원, 헝가리식 저출산대책 발의

신혼부부에 출산 시 이자·원금 지원

윤상현, 지역정치 활성화법 내걸어

지역당별 年1억5000만 모금 가능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국민의힘 내 잠룡들의 입법 경쟁도 불이 붙었다. 국가적 과제인 저출생 대응부터 지구당 부활에 이르기까지 눈길을 끄는 법안들로 정책 이슈를 선점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몸집 키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내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정치·사회적 현안을 다룬 ‘1호 입법’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1호 법안은 상징성이 큰 만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수 있는 정책 어젠다를 담아내는 것이다.

4년 만에 국회로 복귀한 나경원 의원은 ‘헝가리식 저출산 해법’을 담은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2대 국회 첫 법안으로 지난달 31일 발의했다. 신혼부부가 2억 원 이하 주택자금을 연 1% 이내 초저금리로 대출할 수 있게 하고, 출산 시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 이자와 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혼인한 날부터 5년 이내이거나 주택 취득·임차일부터 6개월 이내 혼인 예정인 예비부부가 대상이다.



개정안은 첫째 출산 시 이자 전액, 둘째는 이자 전액과 원금 3분의 1, 셋째는 이자 전액과 원금 3분의 2를 각각 지원하며 넷째 이상부터는 이자와 원금 전액을 면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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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의원이 이번 개정안을 ‘1호 입법’으로 선택한 데는 저출생 해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석열 정부 초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저출생’ 관련 전문가인 만큼, 정부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입법적인 뒷받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나 의원은 부위원장 시절 신혼부부에 대해 출산 시 주택자금 대출 이자·원금을 감면해주는 정책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린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처음 주장한 바 있다.

나경원 의원은 “그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여러 정책적 노력을 해왔지만 저출산인구문제가 심화되고 있어 저출산 대응책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안정적 주거환경 마련이 결혼·출산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혼부부 주거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이번 법안이 저출산 위기 극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윤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지난달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윤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지구당 부활’을 담은 지역정치 활성화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22대 국회 개원 1호 법안으로 지난달 30일 접수했다. 지역당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원외 정치인의 정당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각 지역당이 현역 국회의원처럼 연간 최대 1억5000만 원(1인당 최대한도 500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고, 사무직원은 2명까지 둘 수 있도록 하도록 했다.

윤 의원은 ”지역정치 활성화를 통해 정치 신인들의 국회 진입 장벽을 낮추고 원외 조직에 대한 지원강화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정치개혁을 목적으로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회계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정경유착 및 음성적인 자금 수수 근절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정치혁신 방안과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일부 원외조직위원장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구당 부활’에 공감하는 주자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하는 등 당원들의 표심을 흔들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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