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48개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4~5일 서울에서 열린다.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를 상대로 개최하는 첫 다자 회의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다. 미·중·일 등 주변 강대국에 치중됐던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외신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과 젊은 인구에 한국의 혁신적 기술과 경제 성장 경험을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대륙으로 평가된다. 전체 인구 14억 명 중 25세 이하 젊은 층이 60% 이상으로 향후 수십 년 동안 생산가능인구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지역이다. 국내총생산(GDP)이 3조 4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고 경제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거대한 소비 시장이기도 하다. 전략적 중요성도 크다. 유엔에서 54표를 행사하는 ‘표밭’인 데다 세계 광물 매장량의 30% 이상을 차지해 국제 관계와 경제 안보 측면에서 영향력이 지대하다. 다만 중국 등 주요국들이 일찌감치 아프리카의 환심 사기에 공을 들여온 것과 달리 한국은 협력 관계 구축에 지나치게 소홀했던 것이 당면한 한계이다. 우리나라 교역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미미하다. 지난해 우리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데도 아프리카의 몰표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쏠린 탓이 컸다.
급격한 노동력 감소와 성장 잠재력 하락으로 시달리는 우리나라에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의 보고인 아프리카는 더없이 좋은 ‘기회의 땅’이다. 안정적인 자원과 노동력 확보,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으로 ‘피크 코리아(Peak Korea·정점을 지난 성장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와의 협력 확대가 절실하다. 한국의 고속 성장 경험과 높은 기술력, 인프라 역량을 효과적으로 제공한다면 아프리카와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지속 가능하게 구축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의를 일회성 외교 이벤트가 아닌 경제 영토 확장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세심하고 정교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