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가 결혼 촉진 사업의 일환으로 미혼 남녀를 소개해주는 ‘만남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하고 나섰다.
5일 일본 공영방송 NHK와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이 앱을 올여름께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이 앱을 이용하려면 성명, 생년월일, 최종 학력, 연봉, 키, 최종학력 등 15개 항목의 정보를 입력해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또한, 사진이 첨부된 본인 확인 서류나 자치단체가 발행한 독신 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 등 연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진지하게 이 만남에 임하겠다는 서약서에도 서명해야 하고 사전 면담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절차를 거친 뒤에야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쌍방의 조건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궁합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한 커플을 골라 소개해준다.
도쿄도는 “허위 기재 같은 트러블을 막기 위해 등록(조건)을 엄격하게 하고 있다”며 “결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만남의 계기를 만드는 데 관·민이 뒷받침해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도쿄도는 이 앱을 유료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도내 결혼을 장려한다는 계획이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앱 업계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매칭 앱의 경우 저소득자나 무수입의 경우 커플 성사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낮다. 이렇다 보니 ‘행정기관이 매칭 앱을 만들 것이 아니라 저소득자의 수입을 올리는 시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도는 앱 개발을 포함한 결혼 촉진 사업에 지난해 약 2억 엔(약 17억 6000만원), 올해 약 3억 엔(약 26억4000만원)을 예산 계상하고 있다.
한편, 일본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2023년 ‘인구동태통계’에서 전국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1.20명을 기록한 가운데 도쿄도는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이 수치가 1명 아래(0.99명)로 떨어졌다. 도쿄도는 저출산의 원인인 미혼·만혼화를 해결하기 위해 매칭 앱 개발과 남녀 교류 이벤트 개최, 0~18세 월 5000엔 지급, 고교 수업료 실질 무상화 등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