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주의 최대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가 동해 심해 가스전 공동탐사 사업의 장래성이 없어 철수했다는 주장에 정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가스전을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7일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해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대통령실의 섣부른 발표에 따른 잡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한국석유공사와 우드사이드사는 2007년부터 15년간 물리탐사를 함께 진행했으나 우드사이드는 보다 정밀하고 깊이 있는 자료 해석을 통해 시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 단계인 유망 구조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며 “우드사이드가 심층 평가를 통해 장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려 철수했다는 해석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드사이드가 철수하면서 넘긴 자료와 추가 탐사 자료를 지난해 2월 심해탐사 기술분석 전문기관인 액트지오사에 의뢰해 자료 해석을 진행했고 그 결과 이번에 새로 가능성을 파악하게 된 것이라는 얘기다. 석유·가스 개발 과정은 물리탐사를 통한 자료 수집과 전산 처리, 자료 해석 등 과정을 거친 뒤 유망 구조를 도출하고 탐사 시추를 통해 부존 여부를 확인한다. 우드사이드는 유망 구조 도출 전에 철수했기 때문에 장래성에 대해 평가할 위치가 아니라는 말이다. 산업부는 “(우드사이드가) BHP사와 합병하면서 기존 추진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조정하면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산업부는 5일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태스크포스(TF)’와 ‘가스전 개발 홍보 TF’ 등 TF팀을 2개 꾸리고 내부 인사를 냈다. 개발TF에는 산업부 자원안보정책과장과 서기관 등 총 5명이, 홍보 TF에는 자원안보정책과 서기관, 사무관 등 총 3명이 배치됐다.
예산도 확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1공당 1000억 원 이상이 드는 시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예산요구서에 ‘국내외 유전개발사업출자’ 증액을 요청했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힘을 싣고 있어 예산 당국도 증액 요구에 화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안팎의 분위기다.
동해 가스전 탐사는 정부의 장기 계획에도 포함된다. 산업부의 고위 관계자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계획이 자원개발기본계획·자원안보기본계획 등의 법정 계획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부가 다소 앞질러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다. 에너지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당초 석유공사에서는 차분히 보고를 했지만 보고 단계가 더해지면서 가스와 석유가 묻혀 있는 것처럼 확대됐다는 얘기가 나돈다”며 “액트지오사는 실패해도 그만이지만 정부와 공사 입장에서는 성과가 바로 안 나오면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