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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협 불법행동 강경대응…"공정거래법 위반도 검토"

■정부, 진료·휴진신고명령 발동

휴진일 실제진료 확인해 행정처분

위반땐 의사단체에 10억 과징금

개인은 3년 이하 징역·벌금 가능

의료계는 집단행동 강행에 무게

의협 결정따라 교수도 동참할 듯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영상회의실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영상회의실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이달 18일 전면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10일 전국 개원의를 대상으로 ‘진료명령 및 휴진신고명령’을 발동하며 강대강으로 맞불을 놓았다.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를 복귀시키기 위해 수련병원들의 사직서 수리를 허용하고 복귀할 경우 조건 없이 각종 행정명령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료계가 더욱 강경하게 나오자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 것이다. 의협이 집단 휴진을 결행하는 18일까지 의정 양측의 강대강 대치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진료명령 및 휴진신고명령은) 의료계의 집단 휴진에 대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 조치”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계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방침은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의협이 집단 휴진을 발표한 다음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은 각 지자체가 복지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발령한다. 의료법 59조는 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집단 휴·폐업해 진료에 지장을 주거나 줄 우려가 있다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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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8일 휴진율이 30%를 넘어서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의료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명령 불이행을 확인한 뒤 곧바로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휴진일 아침 실제 진료 여부를 유선으로 확인하고 30%가 넘으면 현장에 가서 명령 불이행을 확인해 행정처분하고 벌칙 조항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업무정지 15일과 1년 이하의 의사 면허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의협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경쟁 및 활동 제한 금지에 저촉되는지 검토하겠다고 압박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시 의사 단체는 10억 원 이내 과징금, 단체장 등 개인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

다만 진료명령·휴진신고명령·업무복귀명령 등 각종 행정명령 외에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게 딜레마다. 정부의 강경 대응은 법과 원칙에 부합하지만 의료계를 더 자극할 가능성도 높다. 공정거래법 위반 역시 2014년 집단행동을 이끌었던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이 혐의로 기소됐으나 2020년 최종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전 실장은 이를 의식한 듯 “검토 단계”라며 “당장 조치하기보다 가능할 때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는 정부의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18일 집단 휴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부정적 시각을 모르지 않지만 의료계가 한목소리로 의견을 모아야 하는 만큼 동참할 수밖에 없다.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집단 휴진까지 가지 않고 그 전에 모든 문제가 타결되기를 바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면서도 “정부가 너그럽고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도 의협의 결정에 따라 집단 휴진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12일 정기 총회를 열고 전체 휴진 여부를 결정하는데 의협 결정을 따를 공산이 크다. 전국 20개 의대 교수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의협과 행동을 같이하겠다고 밝혔다.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밝힌 서울의대·서울대병원 외에 성균관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의대도 의협 방침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호 기자·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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