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투르크메니스탄 국빈 방문과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지에서 국내 플랜트 업체들이 약 60억 달러(8조 2560억 원)의 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켜졌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추가 수주는 물론 기존에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기관과 양해각서(MOU) 수준으로 맺었던 계약이 윤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본 계약으로 이어지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과 정상회담으로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총 8건의 협력문서(MOU)에 서명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플랜트 관련 사업들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0일(현지시간) 아시가바트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그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우리 기업이 에너지와 플랜트 분야에서 수주한 금액은 투르크 최초의 가스화학단지 가스전 1차 탈황 설비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포함해 이제까지 약 100억 달러(13조 원) 규모 정도”라면서 “윤 대통령의 이번 투르쿠메니스탄 방문 중에 기대되는 추가적인 액수도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이에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투르크 국영 가스공사와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건설 기본합의서를 체결했고 투르크 국영화학공사와는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 합의서도 체결했다”고 말했다. 두 사업은 당장 수주를 한 것은 아니지만,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두 사업의 규모는 합쳐 조 단위 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암모니아 비료 플랜트 건설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포함해 약 60억불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발칸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와 ‘투르크메나바트 인산 비료 플랜트’를 신규 건설을 수주하기 위해 뛰고 있다. 2022년 11월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는데 아직 본 계약은 체결하지 못했다. 계약 금액은 약 25억 달러(약 3조 3887억 원)로 추산된다.
실제로 윤 대통령과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양 정상은 석유화학, 친환경 플랜트, 탈황설비 등 투르크메니스탄이 추진 중인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관련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추가 수주 가능성은 어느 때 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조선과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도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9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발주한 4100만달러(564억원) 사업 규모의 6100t급 다목적 운반선 2척을 우리 기업이 수주해 건조중으로,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이 선박을 추가 수주하는데 지원에 나섰다.
자동차 부문은 올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발주 예정인 친환경차 교체 물량 수주전에서 우리 기업이 유리할 것이란 설명이다. 박 수석은 “지난해 투르크메니스탄에 대한 수출 1700만 달러 중 자동차 수출이 950만 달러로 비중이 50%가 넘는다”며 “2008년부터 현대인터내셔널이 한국산 버스 1630대, 택시 300대를 공급하고, 군용 전술차량, 의전차량도 수출해 왔다”고 짚었다.
박 수석은 이어 “이번에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노후 청소차, 살수차 등 각종 환경차량 총 4865대를 교체할 계획”이라며 “금년에 1차로 1535대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공 분야에서도 교류가 확대될 전망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주 항공분야 협정이 미리 이뤄졌는데 현재는 여객, 화물 구분 없이 주 2회 만 서로 왕복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여객 주3회, 화물 주2회로 총 5편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의 투르크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날 정상회담 이후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투르크메니스탄 대외경제은행 간 3자 MOU(업무협약)도 체결됐다. 이에 따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발주되는 대형 건설·플랜트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수주를 촉진할 금융협력 기반도 조성됐다.
이밖에 양국 정부는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도 체결했다. 박 수석은 "TIPF는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에 대응해 교역·투자뿐만 아니라 산업과 에너지 전반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라며 "이번에 체결된 한·투르크메니스탄 TIPF는 우리가 체결한 TIPF 중 23번째로 투르크메니스탄은 2023년 9월 우즈베키스탄, 2023년 10월 카자흐스탄에 이어 중앙아시아 국가 중 세 번째로 TIPF를 체결한 국가"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투르크는 아직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하지 않아서 국내 기업의 현지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는데 이번 체결로 양국 간 산업·무역·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안정적 교역·투자 환경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