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3일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은 쉬운 길이 아닐지 몰라도 뚜벅뚜벅 꾸준하게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차분하게 하나씩 진행해 에너지안보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노르웨이 에너지 공기업인 에퀴노르의 앤더스 오펜달 회장이 ‘석유·가스 탐사는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정부와 국민 모두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고 끈기있게 추진해야 한다’더라, 나도 같은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회성 시추가 아니라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를 이뤄서 (최소 5공을) 꾸준히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여당뿐 아니라 야당, 그리고 국민들 앞에 직접 나서 (설득)하겠다”고 발언했다. 앞서 김 사장은 11일 열린 국민의힘 에너지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포항 영일만 가스전 탐사 및 개발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예산 확충 등 국회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김 사장은 논란이 됐던 액트지오사의 업무에 대해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스캔한 뒤 병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독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며 “국민들에게 이를 쉽게 설명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추공 1공을 뚫는데 1000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재원 조달 방안과 관련 “올해는 어차피 착수금 수준이니까 확보돼 있다. 내년부터가 문제”라고 토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올해 확보한 관련 예산이 출자 481억 원, 융자 398억 원 등 총 879억 원이라고 보고했다.
산업부는 민간기업의 자원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운용 중인 ‘성공불융자’(해외자원개발사업자금 융자) 제도를 고쳐 석유공사 등 공기업도 민간과 컨소시엄 구성 없이 독자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줄 방침이다. 자원외교 실패에 사라졌던 자원공기업 융자지원이 재개되는 셈이다. 산업부는 올해부터 최대 융자비율을 30%에서 50%로, 특별융자 감면비율은 70%에서 80%로 상향한다.
호주의 자원 개발 업체 우드사이드와 액트지오가 유망성을 놓고 정반대의 해석을 해 제3의 기관이 추가 검증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면적이 제주도 4배인 7000㎢, 깊이가 3㎞ 이상이라 데이터가 방대하다”며 “이걸 다시 보려면 10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일축했다.
액트지오가 새롭게 도출한 7개의 유망구조에 우드사이드가 탐사를 포기한 ‘대게’와 ‘집게’ 잠재구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이와 관련 분석 자료의 양과 질, 기법 등에서 발생한 차이라는 입장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우드사이드가 잠재구조 단계에서 평가를 더 진전시키지 못한 채 철수한 것”이라며 “액트지오는 우드사이드가 하지 못한 정밀한 탄성파 자료해석과 고유의 기법으로 트랩의 견고성을 평가한 데다 저류층의 물성을 정밀 분석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최남호 산업부 차관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출석해 “2010년대를 전후해 수심 600m 아래의 심해 광구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는 게 글로벌 트렌드”라며 “최근 10년간 발견된 대형 유·가스전의 60%가 심해에서 발견됐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