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수의 텔레그램(메신저 어플리케이션) 단체 대화방에서 공모주 전문 투자로 유명한 국내 자산운용사를 사칭해 불법적으로 자금을 모집하려는 사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신원미상의 인원들이 제 이름과 사진을 이용해 불법으로 자금을 수취하고 있는 정황을 파악했다”며 “단순 리딩방 수준을 넘어 수천만에서 억 단위 자금을 혁신IB자산운용의 이름으로 모집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 지난주 경찰 신고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문업체로 등록되지 않은 업체가 온라인을 통해 자금 모집 등의 행위를 하는 건 현행 자본시장법상 불법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최근 이 대표를 사칭한 인물들이 ‘인생역전하는 개미가 되자’라는 제목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 후 불특정 다수를 대화방에 초대해 펀드 가입 권유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 △공모주 투자 전용 사모펀드 계좌 개설 △비상장 주식 매매를 위한 주식매매어플 가입 △주식 종목 추천 서비스 등을 소개하며 입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이 대표가 언론 인터뷰, 베스트셀러 출간 등으로 투자 업계에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대화방 내에서 이 대표를 사칭하며 공모주 투자와 관련한 기본적인 내용을 강의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입금 직전에 이상함을 느끼고 저에게 전화를 주신 분들이 세 분 계셨다”며 “다행히 이분들의 피해를 막을 수는 있었지만 지금도 다양한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혁신IB자산운용 측은 “회사 및 임직원 전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 투자자들에게 직접 금전을 요구하거나 주식 종목 추천 등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며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상품은 증권사, 은행 등의 판매회사(수탁사)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명인, 금융전문가, 증권사 등을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수법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12월 1452건(피해액 1266억 원)이었던 투자리딩방 피해 신고 건수는 올 1~3월 1783건(1704억 원)으로 늘었다. 개인이나 법인을 사칭하는 행위만으로는 현행법상 처벌이 어려우며 금융 범죄 및 범죄 시도가 발생한 다음에야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선제적인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