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내 퇴진 요구에 직면했다.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마저 등을 돌리면서 기시다 총리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소파’ 소속 사이토 히로아키 의원은 이달 16일 혼슈 중부 니가타현에서 개최된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이러한 상황에 이른 책임은 최종적으로 누군가가 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강연 이후 해당 발언이 기시다 총리의 퇴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직 자민당 의원이 공식 석상에서 총리 퇴진론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내 2인자인 아소 부총재는 같은 행사에서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에 대해 “미래에 화근을 남기는 개혁은 해서는 안 된다”며 기시다 내각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정치자금법 관련 제안을 수용했고 아소 부총재가 이에 분노하면서 둘 사이에 심각한 균열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가 이끌었던 ‘기시다파’ 내부에서도 “총재 선거에서 새 인물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여론도 기시다 총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5∼16일 1012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민당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5%포인트 하락한 19%로 집계됐으며 기시다 내각 지지율도 2%포인트 떨어진 22%에 그쳤다. 자민당 지지율은 2009년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아소 전 총리 시절보다 낮고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021년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19일 치러질 당수 토론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을 요구하고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