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 당시 경북 칠곡군의 한 마을을 지키다 전사한 국군 장병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유가족에게 보냈다.
칠곡군은 20일 경북 칠곡군 가산면 응추리 마을회관에서 고(故) 김희정 육군 중위의 추모식을 열고 유가족에게 농산물을 보내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중위는 1945년 광복 후 국군의 전신인 국방경비대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백선엽 장군이 지휘했던 육군 제1사단 15연대 소속으로 참전했다. 장교로 임관한 직후 북한군과 국군이 사투를 벌였던 낙동강 방어선에 배치됐고 전쟁이 발발한 지 3개월 만인 그 해 9월 가산면 응추리 야산에서 전사했다.
김 중위의 유해는 전사한 지 72년 만인 2022년 9월 국방부 유해발굴단에 의해 발굴됐다. 이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지난 달 유가족에게 전달돼 지난 1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김 중위의 사연을 접한 응추리 주민들은 논의 끝에 추모식을 열고 김 중위가 지킨 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유가족에게 보내기로 했다. 이날 마을 주민 주도로 열린 추모식에서는 마을 주민들의 감사 편지 낭독, 어린이집 원생들의 편지 낭독 등이 진행됐다. 이어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고사리, 참기름, 마늘, 쌀, 감자 등 농산물이 든 상자 5개를 택배를 이용해 故 김 중위의 유가족에게 보냈다.
이종록 응추리 이장은 "고인의 희생이 씨앗이 돼 풍성하게 자란 농작물이 유가족에게 전달되어 조금이나마 감사와 추모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며 "한창 바쁜 시기이지만, 6월에는 주민들과 함께 고인을 비롯한 모든 참전용사를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