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현대자동차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차량용 소프트웨어·내비게이션 기술을 항공용으로 확장한다. 양 사는 특히 항공 기술과 차량 소프트웨어 간의 시너지 효과를 이용해 2040년 2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AA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AI와 현대오토에버는 AAM 분야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양 사가 항공 소프트웨어 등을 공동 연구하고 AAM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스마트팩토리 전환 등에 걸쳐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KAI에는 현대오토에버가 양산하고 있는 차량용 플랫폼, 내비게이션, 전동화 기술 등의 기술을 이전받아 AAM 등 항공용으로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AAM 등 항공 소프트웨어 개발 효율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AAM 사업 추진을 결정한 KAI는 지난해 발표한 사업 비전 ‘글로벌 KAI 2050’에서 소프트웨어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현대오토에버 입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이 AAM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만큼 그룹의 ICT를 항공용 사업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 양 사는 AAM을 생산하기 위해 적합한 설비와 인프라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전환, 클라우드, 보안 등에서도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비행 보조 수단에 머물렀던 항공 소프트웨어는 기체의 첨단화에 따라 중요성과 기술 난이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항공기 개발 비용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도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낮은 고도에서 도심을 비행하는 AAM의 특성상 기체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풍속과 교통량 등 외부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판단할 특화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라며 “양 사 간 협력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AM은 한편 단거리 수송에 주로 사용될 도심항공교통(UAM)과 장거리 수송까지 가능한 지역 간 항공교통(RAM)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람과 화물을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새로운 형태의 항공 서비스를 의미한다. AAM 산업은 운송수단의 개념에서 기체 개발 및 제작, 인프라 구축, 플랫폼, 서비스 산업 이외에도 연료 전지,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 신소재, 방위 산업까지 포함하는 융복합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 글로벌 AAM 시장 규모는 현재 항공 산업의 3배에 달하는 1조 6000억 달러(약 220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