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먹고 살기 힘든 도시 홍콩, 대학등록금 3년간 17.6% 인상

정부, 연간 40만원대 3년 연속 인상키로

"아르바이트로 충당해온 학생들 부담 커"

홍콩 금융 중심지구의 야경. 로이터연합뉴스홍콩 금융 중심지구의 야경.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비싼 도시 홍콩의 대학 등록금 인상 규모가 향후 3년 간 17.6%로 확정됨에 따라 대학생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홍콩 정부는 대학 등록금을 2025년에 2400홍콩달러(약 42만 원) 인상에 이어, 다음 2년 간은 매년 2500홍콩달러(약 44만 원)씩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향후 3년간 대학 등록금 인상액은 총 7400홍콩달러(약 130만 원)로 17.6%에 달한다.



홍콩 정부는 연평균 5.5%의 등록금 인상을 "매우 완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대학보조금위원회(UGC)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공적 자금 지원 프로그램의 수업료는 2025~26 학년도에 4만 2100홍콩달러에서 4만 4500홍콩달러로 인상되고 2026~27 학년도 및 2027~28 학년도에는 4만 7000홍콩달러 및 4만 9500홍콩달러로 추가 인상된다. 반면, 비용 회수율이 1990년대 18%에서 2024~25 학년도에는 약 12.5%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30년 가까이 동결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라우 치팡 홍콩의원은 학생들이 더 많은 아르바이트를 함으로써 연간 약 5%의 대학 등록금 인상을 쉽게 충당할 수 있다며 정부의 등록금 인상 조치가 대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미미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라우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캠퍼스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급하는 최저 시급은 60~65홍콩달러"라며 "인상분을 나눠보면 매달 200~300홍콩달러 밖에 안 되는데, 하루 2~3시간만 일하면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나는 이것이 그리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중문대 로 춘인 합동대학생연합회장은 "학생들은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아르바이트는 집에서 지원하는 학비를 일부 충당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미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해온 학생들에게는 학비 인상은 커다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일부 학생들은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고려할 것"이라며 "일부 학생들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제와 고용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추가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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