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를 보인 올해 6월 폭염일수가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2018년을 넘어섰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더위가 잠시 누그러질 것으로 보이지만 한여름인 7~8월에는 지금보다 더 강한 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2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6월 1~20일 폭염일수는 2.4일로 평년(1991~2020년 평균) 6월 한 달 푝염일수인 0.6일을 크게 웃돌았다. 폭염일수는 일 최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의미한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여름철(6~8월) 폭염일수가 최다였던 2018년의 경우 6월 폭염일수는 1.5일이었고, 짧은 장마 후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 7월 15.4일, 8월 14.1일로 치솟았다.
폭염일수가 두 번째로 많았던 1994년은 6월 0.9일, 7월 17.7일, 8월 9.8일을 기록했고, 9월에도 폭염일수가 1.2일로 늦더위가 계속됐다.
올해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것은 이동성 고기압으로 인해 날이 맑아 일사량이 많은 데다가 남서풍까지 불어든 탓이다.
초여름 폭염은 지난 19일 제주를 시작으로 장마가 시작되고 22일 남부지방도 장마 기간에 들어가면서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갈 전망이다.
기상청은 다음 주 아침 기온의 18~24도, 낮 기온이 25~31도로 평년(최저기온 18~21도, 최고기온 25~29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장마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통상 6월부터 더워지다가 장마 기간 잠시 주춤하고 7~8월에 무더위가 찾아오는 우리나라 여름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초여름 폭염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6월 더위가 이동성 고기압으로 인한 ‘건조한 더위’였던 반면, 7~8월은 습하고 더운 공기를 품은 북태평양고기압으로 인해 마치 습식 사우나에 있는 것과 같은 더위가 나타날 수 있다.
기상청은 장기 전망에서 올해 6월과 8월은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라고 분석했다.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로 나타났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난 7일 기상청이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기상강좌에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을 통해 예측한 결과 올해 여름철 폭염일수가 평년(10.2일)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