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당 내에서는 7개 상임위라도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협상 과정에서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수용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회동에서 20분가량 원 구성을 위한 최종 담판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우 의장이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마쳐달라고 통보한 만큼 여야 원내지도부는 주말에도 물밑 접촉을 이어갔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제사법·운영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를 단독으로 선출하자, 국민의힘이 운영위원장만 맡는 안과 법사·운영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는 안을 추가로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모두 거절했다.
추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국회의장은 협상을 재촉만 했지 어떠한 중재안도 제시한 바 없었고, 박 원내대표도 기존 입장만 반복할 뿐 어떠한 타협안도 제시한 적이 없다”며 “아무런 제안이나 추가 양보 협상안이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빈 손 협상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앞으로 만날 일도 없다”면서 추가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국회 개원을 계속 미룰 수는 없으니 불가피한 결정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를 받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여야 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민주당은 25일 본회의에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 및 대정부 질문 등 6월 임시국회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다.
관건은 국민의힘이다. 제시한 협상안마다 민주당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국민의힘으로서는 기획재정·정무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장을 맡거나 아니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 상황에 놓였다.
협상 초기에는 민주당의 독주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국회 파행이 길어질수록 집권당으로서의 부담도 커지는 만큼 7개 상임위라도 받아야 한다는 ‘현실론’도 공존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4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최종적으로 취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