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24일 당권 후보들은 당내 행사와 언론 인터뷰에서 목소리를 내며 난타전을 벌였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윤상현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앞서 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치기 위한 공세에 집중하는 한편 상대를 향한 견제구도 잊지 않았다. 결선투표제를 염두에 둔 ‘2등 싸움’까지 치열해지며 여당 전대는 흥행을 넘어 과열이 우려될 정도다.
원 전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2년간 검찰이 수사를 했는데 결론을 냈느냐”며 “더불어민주당의 특검 소재로 주렁주렁 끌려오는데 법무부는 뭘 했고, 사법부는 무엇을 했고, 여당 지도부는 뭘 했느냐”고 지적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년 7개월간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나 의원과 윤 의원은 ‘한동훈식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십자포화를 이어갔다. 나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특검법 수정 발의는) 나이브하고 순진한 생각”이라며 “‘한동훈 특검’도 야당이 발의했는데 여론조사가 높으면 특검을 하시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한 전 위원장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어 채상병특검법을 반대할 수 없다고 했는데 조국혁신당이 국민적 불신을 이유로 발의한 ‘한동훈특검법’도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직격했다. 앞서 윤 의원은 “민주당 대표 선언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에 “합리적 대안 없이 이 난국을 종결시키고 다음 단계의 건설적인 주제로 정치를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순진한 발상”이라며 각을 세웠다. 야당이 민심을 등에 업고 특검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수정 발의 제안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뜻이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대항마로 부상하기 위해 나 의원은 원 전 장관을 향해 “제2의 연판장 사건이 있으면 당이 폭망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윤 의원 역시 “친윤 팔이로 나온다면 지난해 김기현 대표 그 꼴 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권 주자들을 지원할 러닝메이트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 전 위원장 측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원 전 장관은 러닝메이트로 인요한·김민전 의원을 낙점하고 출마를 설득 중이다. 이전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김재원 전 의원은 나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