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전용 사모펀드 약정액이 136조 원을 돌파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투자 여력도 확대돼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기관전용 사모펀드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출자하기로 한 약정액은 136조 4000억 원으로 전년(125조 3000억 원) 대비 11조 1000억 원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펀드가 투자를 집행한 이행액은 98조 9000억 원으로 1조 8000억 원 늘었다. 기관전용 사모펀드 수는 1126개로 전년 말보다 28개 증가했다.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인 업무집행사원(GP)은 422개사로 전년보다 7개사 증가했다. 전업 GP는 316개사로 전체 운용사의 74.8%를 차지했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출자 약정액이 1조 원 이상인 대형 GP가 37개사, 1000억~1조 원 규모인 중형 GP가 157개사, 1000억 원 미만인 소형 GP가 228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 GP가 운용하는 기관전용 사모펀드 규모는 전체 64.6%로 비중이 늘어난 반면 중·소형사 GP 비중은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 펀드 운용을 선호해 상대적으로 업력이 풍부한 대형 GP 위주로 시장이 확대되고 신규 GP 시장 진입도 지속돼 중·소형 GP 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GP에 대한 자금 집중도가 높아진 반면 소형 GP는 감소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신설된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147개로 2022년(175개)보단 28개 감소했다. 다만 신설 펀드의 출자 약정액인 자금모집액은 18조 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조 4000억 원 늘었다. 신규 펀드 규모의 대형화 영향으로 펀드당 규모가 2022년 931억 원에서 2023년 1272억 원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지난해 국내외 443개사를 대상으로 32조 5000억 원을 투자했다. 2022년(36조 9000억 원)보단 4조 4000억 원 줄었다. 해외 투자가 4조 원으로 전년보다 7조 4000억 원 감소한 반면 국내 투자가 28조 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조 원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정보통신업, 과학기술업, 금융·보험업, 하수·폐기물처리·재생업 등 상위 5개 업종에 90.8%가 쏠렸다. 특히 제조업 투자가 19조 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조 7000억 원 늘었다.
추가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미집행 약정액(드라이파우더)은 지난해 말 기준 37조 5000억 원으로 전년(28조 2000억 원)보다 9조 3000억 원 증가했다. 투자이행률(약정액 대비 이행액)은 77.5%에서 72.5%로 줄었는데 약정액(11조 1000억 원)이 이행액(1조 8000억 원)보다 큰 폭 늘면서 투자 여력은 확대됐다.
투자회수 규모는 18조 8000억 원으로 기관전용 사모펀드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았다. 배당 등 중간회수가 8조 원, 인수합병(M&A) 등 최종회수가 10조 8000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M&A 시장 위축으로 M&A를 통한 최종회수가 줄었으나 제3자 일부매각 등 중간회수가 늘면서 전체 투자회수액이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 시장은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신설·해산 펀드 수 감소, 투자 규모 축소 등 잠재적 불안 요소도 있으나 추가 투자 여력 규모도 확대돼 금리 하락 등 글로벌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 추가 성장 여력이 있다”고 했다.